![]() |
| 김미화 (KT대구경북본부 ESG추진팀장) |
"80이 넘은 노인네한테 무슨 스마트폰이야? 괜히 엄마 고생만 시킬 텐데…." 스마트폰을 사 드리자는 큰언니 제안에 제동을 걸었다. 많은 어르신들께 스마트폰 사용법 강의를 해 온 나로서는 '앱, 폴더' 등 영어가 난무하는 스마트폰에 대한 선입견 때문이었다.
엄마는 아들, 딸 다섯 부부에 손주가 10명이다. 포항과 경주에 자식들이 모두 모여 살다 보니 20명이라는 대가족을 이루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집안 모든 대소사는 네이버 밴드를 통해 공지하고 소통한다. SNS에 사진도 올리고 자랑거리를 늘어놓아도 늘 엄마만 늦게 소식을 접했고, 댓글을 달 수도 없었다.
20명의 가족에게 스마트폰을 사 드릴지 말지 찬반 여부를 묻는 카톡을 전달받았다. 결과는 찬성 쪽으로 기울었고, 엄마는 디지털 세상 속으로 들어왔다. 며칠 동안의 학습 끝에 밴드에 직접 찍은 사진도 올리고, 갓 태어난 손주의 귀여운 동영상에 댓글도 달았다. 사진 업로드 방법을 잊어버리실까봐 하루에 한 번씩 사진을 찍어 자식들에게 전송하는 반복 학습도 잊지 않았다. 자연스레 엄마와의 소통이 늘어나고, 말로는 낯간지러워 표현하지 못했던 말들도 어렵지 않게 디지털 세상을 오갔다.
KT IT서포터스로서 스마트폰 강사로 활동하면서도 정작 곁에 있는 엄마에게는 신문물을 가르쳐 드릴 생각도 안 한 후회가 밀려 들었다. 이제는 엄마집에 들를 때마다 새로운 스마트폰 기능을 한 가지씩 가르쳐 드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엄마는 마치 초등학교에 갓 들어간 신입생 마냥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스마트폰이 정말 요물'이라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사회 전반으로 디지털 문화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한국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93.1%로 세계 1위로 '내 손 안의 컴퓨터'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음식 주문부터 쇼핑, TV·영화 시청, 은행업무·주식투자, 소셜미디어 등 일상의 삶에 매우 깊숙이 들어와 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문명에 익숙하지 못한 어르신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사용은 해야 하나 잘할 줄 모르니 두려운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디지털 소외 계층을 면밀히 살펴야 할 이유다. 올해는 부모님에게 스마트폰을 선물해서 디지털 세상으로 초대해 보는 건 어떨까? 함께 부대끼며 굴러가는 소소한 일상의 공존이 아날로그 세상만의 전유물은 아닐 것이다.
김미화 (KT대구경북본부 ESG추진팀장)
김미화 KT대구경북본부 ESG추진팀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