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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의 시선] 홍준표의 하방(下放)은 대구시장?

2022-01-1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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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교육인재개발원장

하방(下放). 중국의 문화대혁명(1966~1976년) 때, 당원이나 공무원을 일정 기간 농촌이나 공장에 보내서 노동을 하게 한 정치운동이다. 하방에는 정치적 숙청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도 담겨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엘리트 집단에게 노동자와 농민의 삶 , 나아가 지방의 실상을 알게 한다는 긍정적 의미로 사용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정치인이 하방이란 용어를 사용할 때, 주로 활동무대를 중앙에서 지방으로 옮기는 것을 의미한다.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구을)이 지난 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TV 홍카콜라' 에서 하방을 언급했다. 자신의 차차기 대선 출마 의사와 관련, 그는 "다음 대선에 한 번 더 도전해 보려면 어떤 자리에 있는 것이 좋을 까. 여의도에 계속 있는 게 좋겠느냐, 중앙정치에서 패퇴했기 때문에 하방하는 것이 옳겠나. 3월 9일 이후에 결정하겠다"라는 요지의 말을 했다.

필자는 홍 의원의 하방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떠올렸다. 지난해 11월 말 이후 홍 의원의 대구시장 출마설이 나돌았다. 대통령 후보로 홍 의원을 지지했던 일반인들에게는 시큰둥한 시나리오다. 대통령이 되라고 5선 국회의원으로 만들어 주고 경선 때 그렇게 응원했는데, 5선 의원직을 중도 사퇴하면서까지 대구시장이 되겠다는 것을 흔쾌히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홍의원의 차차기 대권 도전을 위해 어떤 선택이 더 나은 지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대구시장 출마가 현실적인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홍 의원이 2024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는다는 보장이 없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때 확인한 당내 권력지형으로 볼 때,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홍 의원의 당내 입지는 더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이런 권력 구조하에서는 다음 번 총선때 공천을 받지 못할 것이어서, 2027년 대선때까지 3년을 야인으로 지내야 한다. 그럴 경우 대중의 시선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어, 차차기 대선 도전의 성공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서 등장한 시나리오가 대구시장 출마다. 2022년 7월 임기를 시작하는 대구시장이 되면 재임 기간 4년간은 대중의 시선을 받을 수 있다. 임기 내에 큰 업적이라도 남기면 금상첨화다. 2026년 6월 대구시장 임기가 끝난 이후부터 2027년 대선을 준비할 수 있어, 시기적으로도 적합하다.
대구의 몇몇 여론 주도층 인사가 홍 의원에게 대구시장 출마를 권유하고 있는 것도 출마 핑계로는 좋다.

문제는 홍 의원이 실제로 대구시장이 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대구의 정치적인 성향으로 볼 때, 국민의힘 후보가 되는 사람이 대구시장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홍 의원은 경쟁자들을 제치고 국민의힘 후보가 될 수 있을 까? 특히 재선의 권영진 대구시장을 경선에서 꺾을 수 있을 까?

홍 의원의 대구시장 출마에 우호적인 인사들은 국민의힘 경선에서 권 시장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홍 의원 뿐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면서도 재선의 현직 시장을 경선에서 쉽게 이기지는 못할 것이란 우려도 함께 한다. 그런데 만약 홍 의원이 대구시장 경선에서 패배할 경우, 입을 정치적 타격은 매우 크다. 차차기 대권 도전은 사실상 물 건너 가는 상황까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대구시장 도전은 홍 의원에게도 모험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홍 의원의 측근인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이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 의사를 공식화했다. 종전까지 이 전 구청장은 대구시장 출마 의사를 밝혀 왔고, 홍 의원은 차기 대구시장으로 이 전 구청장을 지지해 왔다. 그래서 이 전 구청장의 중·남구 출마 선언은 홍 의원의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홍 의원은 대선이 끝날 때 까지 본인 스스로 대구시장 출마를 입 밖으로 내지 않을 것이다. 우선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으로 대선 승리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향후 어떤 정치적인 행보를 하더라도 유권자의 비난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선 결과는 국민의힘 권력 지형에도 큰 변화가 줄 수 밖에 없다. 대구시장에 출마할 지에 대한 홍의원의 판단 역시 대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물론 '대통령 후보 홍준표'를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대구시장 후보 홍준표'에게도 같은 지지를 보낼 지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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