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구 수성구청 정문 옆 분수대 내부에 '두꺼비 바위'가 자리해 있다. |
![]() |
1966년 윤용진 교수가 촬영한 중동 두꺼비 바위. |
대구 수성구청 정문 옆 분수대 안에 정체 모를 작은 돌덩이가 하나 놓여있다. 전체적인 형태는 계란형인데 모양이나 재질이 특별하지는 않다. 크기도 길이 80㎝, 높이 50㎝ 정도로 크지 않다. 모양이나 크기로 봐서는 구청 정문 조경석으로는 뭔가 부족해 보인다.
이 돌덩이는 속칭 '(중동) 두꺼비 바위'다. 본래 지금의 수성구 중동시장 인근에 있던 것을 1990년대 초 도로개설 때 수성구청으로 옮겼다가 지난해 현 위치에 설치했다. 두꺼비 바위는 언제 누가 어떤 목적으로 처음 만들어 설치했는지 정확한 내용은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수성구청에서 발간한 '수성구 역사적 장소 발굴 용역'(2020) 자료집에 의하면, 두꺼비 바위는 오래전부터 중동시장 삼거리 당산나무 아래에 있었다고 한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이 남아 있는데 1966년 당시 경북대 윤용진 교수가 촬영한 것이다. 사진에는 흙돌담을 배경으로 시멘트로 마감한 제단 위에 당산나무, 이득심 송덕비, 두꺼비 바위가 서로 한 자리에 모여 있다.
위 자료집에 소개된 주민 말에 의하면 두꺼비 바위가 있던 곳은 정월 대보름 마을 제사를 지내던 제단이었다고 한다. 이곳에 두꺼비 바위를 모신 것은 두꺼비가 흉을 물리치고 길을 불러온다거나, 수해를 막는다는 민간신앙, 풍수신앙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중동은 신천변에 자리한 마을로 지금처럼 제방이 있기 전에는 수해가 제일 큰 걱정이었다. 그래서 마을과 신천 사이에 당산나무, 두꺼비 바위, 송덕비를 모신 제단을 만들어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했던 것이었다.
오랜 세월 중동 주민의 기도 대상이었던 두꺼비 바위와 이득심 송덕비는 다행히 수성구청과 중동행정복지센터 앞으로 각각 옮겨졌지만, 아쉽게도 당산나무는 사라지고 없다.
글·사진=송은석 시민기자 3169179@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