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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남성 A씨가 2일 오후 모르는 전화번호로 받은 문자 메시지 캡처 독자 제공 |
문자 메시지에는 "아빠 나 핸드폰 고장나서 수리 맡겼어. 통화가 안돼. 이 번호로 문자 줘. 부탁할게 있어"라고 적혀 있었다.
'아빠'를 찾는 다급해 보이는 메시지에 순간 놀란 A씨는 거실에 있던 자녀들에게 "너희 중에 혹시 핸드폰 고장 난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자녀들은 "그런 일 없다. '메신저피싱'인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핸드폰 고장' 메시지는 조심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막상 문자를 받으니 당황해 모르는 번호로 전화나 문자를 할 뻔 했다"며 "때마침 아들딸이 모두 집에 있어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어떤 피해를 입었을지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지능화되는 사이버범죄
'메신저피싱'을 비롯 각종 사이버범죄가 숙지지 않고 있다.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가 발간한 '치안전망 2022'에는 "대량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 전송, SNS 플랫폼은 단순히 눈앞의 한 명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멀리 있는 수십 명 또는 수백 명의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기망행위를 손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녀노소 누구라도 사이버범죄 피해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의미다.
'치안전망 2022'에 따르면, 국내 사이버범죄 발생건수는 2018년 14만9천604건, 2019년 18만499건, 2020년 23만4천98건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2021년 1~9월 사이버범죄 발생건수는 15만1천173건으로, 전년 동기간(2020년 1~9월)의 17만468건과 비교했을 때 다소 감소한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사이버공간에서의 불법행위는 더욱 지능화·진화하고 있다고 치안정책연구소는 경고했다.
최근 빈발하는 주요 사이버범죄로는 △인터넷 사기 △메신저피싱 △화상채팅 피싱 △투자사기 등이 있다.
우선 인터넷 사기의 범죄 유형으로는 물품을 판매할 것처럼 글을 올려 물품대금을 받은 후 연락을 두절하거나, 3자 사기 형태로 구매자와 판매자를 속여 물건만 편취하는 경우가 있다.
메신저 피싱은 SNS로 가족 등을 사칭해 '휴대폰이 파손됐다'며 개인정보(신분증, 카드번호 등)를 요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투자사기의 경우 투자전문가를 사칭, 주식·선물·코인 리딩방을 운영하는 것처럼 접근해 투자금을 편취하는 방식이다.
◆4월2일은 '사이버범죄 예방의 날'
4월2일은 '사이버범죄 예방의 날'이다. 이 날은 사이버범죄 예방에 관심을 두고 그 중요성과 실천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지자는 취지에서 지난 2015년 경찰이 지정했다.
갈수록 교묘해지고 지능화돼 가는 사이버범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이버 안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경각심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구경찰청도 사이버범죄 예방의 날을 맞아 다양한 홍보활동을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4월 한 달 간을 사이버범죄 관련 집중 홍보기간으로 지정하고, 다중이용장소 게시판과 홈페이지·SNS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사이버범죄 예방수칙을 알릴 계획이다. 또 2일까지 대구경찰청 페이스북과 카카오채널을 통해 '사이버범죄예방 퀴즈 이벤트'를 진행했다.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과 관계자는 "만약 사이버범죄 피해를 입은 경우 신속하게 피해내용을 증명할 수 있는 게시물과 송금내역서 등 증거자료를 준비해 경찰청 홈페이지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을 통해 신고하거나 가까운 경찰서 민원실을 방문해 신고해야 한다"며 "신분증 등 개인정보가 노출된 경우 금융소비자정보포털에 접속해 개인정보노출 등록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추가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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