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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이 스펙? 구인시장 완치자 선호 현상

2022-04-07
코로나 확진이 스펙? 구인시장 완치자 선호 현상
지난달 29일 전남의 한 약국에서 코로나 완치자만을 대상으로 단기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는 채용공고. <홈페이지 캡처>

구인시장에서 코로나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코로나 경력자'를 찾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확진 경험이 하나의 '스펙'이 되는 웃픈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한 아르바이트 채용 사이트에 '약국 단기 알바 코로나 완치자만 지원가능 1만원'이라는 제목의 아르바이트 채용 공고가 올라왔고, 이미 채용을 완료한 상태였다.

공고를 올린 전남의 A약국 관계자는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4일부터 확진자 대면진료가 가능하다 보니,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방문했다. 확진자가 약국으로 실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직원도 보호하고, 다른 환자들도 보호하기 위해 항체가 있는 완치자를 채용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완치자의 연락이 많았고 그 중 한 명을 뽑았다"고 전했다.

실제 6일부터 코로나 확진자의 대면처방이 가능해지면서, 일부 대구지역 약국에서도 '완치자 채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 동구의 한 약사도 "주변에서 채용을 할 때 완치자를 뽑으려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만약 직원 중 한 명이 확진이 된다면 다음에 뽑을 사람은 완치자를 뽑아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 완치자의 인기는 요양병원·시설 등에서 환자를 돕는 간병인 구인 과정에서도 확인된다.

대구 달서구에서 간병 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에 확진됐다가 완치된 간병인을 찾는 가족들이 상당히 많다. 특히 코로나에 확진된 환자도 간병인을 붙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에 완치된 간병인을 보내주려고 한다"며 "비(非)감염 간병인을 보냈다가 확진되면 또 1주일 넘게 쉬어야 하니깐 맞춰서 보내주는 중"이라고 했다.

대구 남구에서 간병 업체를 운영하는 B씨도 "일반 간병자의 경우, 다른 병원에서 전염된 줄 모르고 환자를 찾아갔다가 감염 돼 전파를 하는 경우도 있다. 반면 완치된 간병인은 2~3개월 동안은 재감염이 안 되니까 환자 가족분들이 더 선호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구인시장에서 코로나 완치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이유는 재감염 위험이 적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 완치자들도 낮은 재감염 위험에 해방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코로나 완치자 이모(27·대구 북구)씨는 "확진 경력도 '스펙'이라고 생각한다. 1주일 동안 아프긴 했지만 이제 내가 마스크만 잘 끼면 남에게 피해 줄 일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확진자랑 접촉한다 해도 덜 불안하고, 그 전보다 훨씬 후련하다"고 웃어 보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재감염 위험'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이경수 영남대 교수(예방의학과)는 "감염이 되고 나면 항체를 만들어 지지만 '슈퍼 항체'는 의학적으로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이미 재감염 사례는 생기고 있고, 변이 바이러스도 계속 발생한다. 항체가 있어도 그것에 대항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재감염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6일 대구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대구지역 코로나19 완치자는 총 48만6천591명으로, 대구 전체 인구(238만5천412명)의 20%에 달한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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