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아메드'는 평범한 무슬림 소년이 종교 원리주의에 빠져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이야기다. 이웃에 사는 종교지도자 이맘의 잘못된 가르침 탓에 자신이 배교자를 처단하려고 한다. 문제는 이 배교자가 어릴 때부터 자신을 가르치던 돌봄교실의 선생님이라는 것이다. 미수에 그쳐 소년원에 가게 되지만 영화가 끝날 무렵에도 그에게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농장의 소녀를 만나 살짝 흔들리는 것 같지만, 열세 살 소년은 과연 그릇된 신념의 감옥에서 나올 수 있을까.
언제나 그렇듯 다르덴 형제 감독의 영화는 담백하면서도 깊이가 있다. '네 개의 눈을 가진 한사람'이라 불리는 장 피에르 다르덴과 뤽 다르덴 형제는 늘 함께 영화를 만든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현실의 이야기'를 대상으로 한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안겼던 '로제타'가 청년 실업 대책인 '로제타 플랜'을 만들게 했으니, 영화의 힘을 실감할 수밖에 없다. '소년 아메드'는 가장 첨예한 문제를 소재로 하는 그들이 마땅히 주목할 만한 이야기인 것이다. 늘 그렇듯이 어두운 현실을 말하면서도 작은 희망 하나를 놓치지는 않는다. '소년 아메드'의 빛은 어느 때보다 희미하게 보이지만 말이다.
김은경 영화 칼럼니스트 |
오랜만에 깨어있는 새벽, 따스한 국화차를 마시며 생각해본다. 종교란 게 좁게는 내면의 평화, 넓게는 이웃과 세상을 사랑하는 것 외에 뭐가 있을까. 어느 종교이건 예외가 아니다. 근본주의는 자신의 신념 외에 다른 것은 모두 틀렸다는 것이다. 자신이 만든 차가운 감옥에 꽁꽁 둘러싸여 있는 것이다. 마치 '겨울왕국'의 엘사처럼 말이다. 어디 종교만 그럴까.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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