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가벼운 옷차림을 한 시민이 아이스 커피를 마시며 걸어가고 있다. |
12일 오후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짧은 반팔을 입은 시민들이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걸어가고 있다. |
때 이른 여름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2일 오후 대구시내 한 관공서에는 '난방 중'이라는 안내문이 여전히 붙어 있다. |
벚꽃이 다 지기도 전에 낮 최고 기온이 30℃를 오르내리는 더운 날씨가 찾아오자, 대구 도심의 풍경도 크게 달라졌다.
12일 낮 12시쯤 대구시 중구 동성로 번화가엔 외투를 벗어든 채 반팔을 입고 걸어 다니는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뜨거운 햇빛에 양산과 꺼내 들거나 선글라스를 쓴 채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더위를 피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반면 대구시내 일부 관공서 출입문엔 여전히 '난방 중'이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어, 이르게 찾아온 더운 날씨가 체감되는 듯했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24분쯤 대구경북의 최고기온이 29.6℃까지 올라 30℃에 육박했다.
시민들은 갑자기 더워진 날씨가 당황스러운 듯했다.
오랜만에 대구 친정집을 찾았다는 김모(32)씨는 "다른 지역에 있다가 부모님을 뵈러 대구에 방문했는데, 대구사람임에도 너무 당황스러운 날씨다. 한 주 동안 아기가 입을 옷을 챙기면서, 짧은 옷과 두꺼운 옷 여러 개를 챙겨야 해서 너무 번거로웠다"며 "강아지도 같이 산책에 나오려고 했다가 너무 더워해서 못 데려왔다. 정말 봄이 없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이모(여·60)씨도 "하루 종일 끓는 물을 앞에 두고 장사하는 데 벌써 더워져서 힘들다"며 "오늘은 동성로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온다고 사람도 많고 분주할 텐데, 장사하는 사람들은 오늘 날씨가 더욱 힘들게 느껴질 것"이라고 전했다.
경기도에서 대구로 여행을 온 최모(여·28)는 "대구가 덥다고 해서 어느 정도 각오를 하고 왔는데도 생각보다 많이 덥다"며 "봄 옷을 괜히 샀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 매년 봄이 짧아지는 것 같아 아쉽다. 벚꽃은 한창 만개했는데 온도는 여름이라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빠르게 찾아온 여름 날씨에 '코로나 블루'가 해소되는 것 같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2·28기념중앙공원에서 만난 최모(40·대구 서구)씨는 "오늘 날씨를 보고 '역시 대구다' 싶었다"며 "기온은 높지만 딱히 습하지도 않고 오히려 좋은 것 같다. 겨울철엔 코로나 상황이 심해서 밖에 잘 나가지 못했는데 날씨가 빨리 더워져서 산책 다니기 좋다"고 했다.
글·사진=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이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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