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 실패DNA는 '일방통행'
4대강 사업·임대차 3법 졸속
대통령실 이전 너무 서둘러
문 정부 復棋가 성공방정식
반시장 정책·獵官 종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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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타무라가 말했다. "실패의 원인을 분석해 도전과 발전의 방식을 도출해야 한다"고. 마찬가지로 윤석열 정부의 성공방정식도 과거 정권의 실패에 답이 있다. 지난 정부의 실패 DNA에 대한 분석이 그래서 중요하다. 실패한 정권의 공통 DNA가 하나 있다. 뭘까. '일방통행'이다. 계륵이 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만 해도 그렇다. 국민 공감대가 없는 일방적 추진이었다.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를 생략하고 속도전으로 밀어붙였다. 수질 문제가 거론되자 '로봇 물고기'로 수질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형 수조에서 '로봇 물고기'를 시연하며 국민여론을 현혹했다.
지난달 말 낙동강 물을 사용해 재배한 쌀에서 녹조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다량 검출됐다. 4대강 보(洑) 건설 이후 녹조현상이 심해진 결과다. '녹조 라떼'가 밥상까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정부의 망상적 아집과 불통의 덤터기를 왜 국민이 덮어써야 하나. 환경영향평가를 꼼꼼히 하고 수량(水量)에 목말랐던 영산강부터 시범적으로 실시했더라면 상황이 사뭇 달라지지 않았을까. 수질 감시 첨병이라던 '로봇 물고기'는 어찌 됐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용산 이전도 4대강 사업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일방통행에다 너무 서두른다는 점이 닮은꼴이다. 청와대보단 용산 집무실이 소통에 유리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대통령실 이전은 백년대계의 역사(役事)다. 새로운 국정 공간의 창출이다. 대통령실 청사엔 대한민국의 정체성, 국정 컨트롤타워의 상징성, 국격이 녹아 있어야 한다. 각진 콘크리트 건물의 국방부 청사는 이에 부합하지 않는다. 집무실은 물론 영빈관, 관저, 외국정상의 환영행사 공간의 효용성까지 살려야 한다. 용산공원을 활용하는 중장기 플랜이 필요하다. '5년 한시' 대통령이 날림으로 해치울 일이 아니다.
임대차 3법 역시 '날림'의 폐해를 방증한다. 임대차 3법은 민주당 입법 독재의 상징이다. 국민경제에 파장이 큰 입법사안은 사회적 파장, 체계의 정합성, 시장의 수용성 등을 고루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임대차 3법은 축조심의(逐條審議)도 거치지 않고 사흘 만에 졸속 처리했다. 전세 매물 품귀, 전셋값 폭등의 부작용은 오롯이 국민에게 전가됐다. 공론화와 절차적 정당성을 방기한 정부정책의 참담한 귀결이다.
문재인 정부의 실패는 기실 인사와 정책의 실패다. 이념에 경도된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는 능력 있는 전문가 등용을 제약했다. 부동산 정책 헛발질도 인사 실패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친노동 정책은 기업의 손발을 묶었고 소득주도성장은 최저임금을 왜곡했다. 정부조직을 지나치게 비대화했으며 공공기관의 효율성을 훼손했다. 나랏빚은 '빛의 속도'로 늘었다. 연금충당부채를 포함한 국가부채는 2천196조원(2021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 문 정부에서 763조원 급증했다. 5년간 지속된 확장재정의 후과(後果)다.
문 정부의 실패를 복기(復棋)하면 윤 정부의 성공 퍼즐이 맞춰진다. 일단 지긋지긋했던 '내로남불'의 재현이 없어야 한다. 진영을 가리지 않고 인재를 중용하며 주요 정책 수립엔 국민동의가 필수다. 무리한 관제정책으로 시장의 물꼬를 막는 건 금물이다. 공영방송 장악이나 공공기관장 낙하산 투하 따위의 나쁜 관행을 답습해선 곤란하다. 공직을 전리품처럼 나누는 엽관(獵官)도 버려야 할 구태다. 검찰총장 등 권력기관장엔 윤 당선인 측근 기용을 배척해야 마땅하다. 정치적 셈법에 의한 국민 편 가르기도 종식시켜야 한다.
실패한 과거 정권이 윤석열 정부엔 반면교사다. 성공신화는 실패의 학습에서 시발 된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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