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재정개혁 발굴 노력 결실
민간위탁 확대로 경제성 향상
전 시민에 재난지원금 지급도
문경시는 최근 전 시민에게 30만원씩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문경시 제공> |
경북 문경시가 낮은 재정자립도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전 시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재정 압박요인이 많은 가운데서도 알뜰한 살림을 꾸려 지방채를 모두 갚는 등 건전한 재정을 보여주고 있다.
시는 최근 추경예산을 통해 산업단지 및 농공단지 조성을 위해 발행한 지방채 잔액 114억원을 전액 조기 상환하는 예산을 통과시켜 다음 달 집행하면 지방채가 '0원'이 된다.
2012년 484억원 규모의 지방채를 갖고 있던 시는 매년 50억~100억원씩 발행하던 지방채 발행을 자제하고 2012년 44억원, 2013년 122억원, 2016년 69억원, 2018년 136억원의 부채를 상환해 높은 이자 부담을 줄였다.
이 덕분에 2018년 일반회계 채무 제로, 2019년 공기업특별회계 채무 제로에 이어 올해는 모든 지방채를 없애는 데 성공했다.
특히 시는 최근 코로나19 거리 두기 및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영업 손실을 입은 소상공인에게 업소당 150만원씩, 전 시민에게는 1차 일상회복 지원금 30만원을 지급했다. 오는 6월쯤에는 전 시민에게 2차 일상회복 지원금 1인당 20만원을 지역 화폐인 문경사랑 상품권으로 추가 지급한다.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고용시장 혼돈, 관광 수입 감소 등으로 정부·기업·가계 모두 부채가 크게 늘어난 것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부채가 급증한 것과 비교하면 문경시의 재정 건전성이 좋아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예산 8천억원 시대 열어
재정자립도 12%선으로 자체 재정 수입 구조가 열악한 문경시는 정부의 신규 공모사업과 주요 전략사업 발굴, 특별교부세 확보로 예산 8천억원 시대를 열었다.
2012년 예산은 4천271억원 규모였으나 2019년 8천104억원으로 8천억원 시대를 열었다. 매년 평균 8%씩 증가해 2022년은 8천710억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국비 확보와 지역 현안 사업 해결에 발 빠르게 대응해 10년간 특별교부세 461억원과 공모 및 전략사업 발굴 총 384건, 2조4천718억원의 예산을 확보한 결과다.
국비 예산 확보와 함께 시는 내실을 다지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슬로건 아래 '범시민 3% 개선 운동'과 경상경비 절감, 공공사업의 민간위탁 확대 등으로 예산 절약과 자원 활용을 꾀했다. 2015년 세계군인체육대회를 앞두고 범시민 3% 개선 운동을 펼쳐 음식물 쓰레기 수분 감량, 재활용 쓰레기 분리배출, 생활 쓰레기 줄이기 실천으로 쓰레기 처리 비용 등 연간 11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또 시는 각종 운영비 등 소모성 경상경비를 절감하고 축제, 행사 등은 필수사업비만 반영해 예산 낭비 요인을 줄이는 등 예산 감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절감한 예산은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살리기 사업 등에 재투자했다.
업무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민간위탁도 확대해 시에서 관리하던 공공화장실을 전국 최초로 민간 운영으로 전환했다. 읍·면·동 지역의 생활폐기물 수거와 가로청소도 민간에 맡겼다. 영상복합테마시설인 에코랄라도 전문 민간기업에 위탁해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지자체 건립 테마파크의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건전 재정 운용 모범 도시
문경시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세계 3대 스포츠 국제대회인 '2015 경북 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를 유치해 분단국가에서 '세계군인올림픽 개최'라는 상징성 있는 행사를 열었다. 이 대회는 인천아시안게임의 7.5%,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의 26% 수준의 예산으로 치러 저비용·고효율의 모범적인 대회로 평가받았다.
시는 지방재정개혁 우수사례 발굴에도 힘써 재정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효율적인 재정 운용에 참여하도록 유도했다.
'2015 경북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의 획기적인 문경선수촌 경비 절감' 사례를 발표해 2016년 대통령상과 교부세 5억원, 2017년 '맑은 물 나눠 먹고, 더러운 물 함께 살려!'라는 사례 발굴로 행정안전부 장관상과 1억5천만원의 교부세를 받았다. 또 2018년에는 '오감만족 오미자! 문경에서 길을 찾다'가 재정개혁 우수사례에 뽑혀 지방교부세 1억5천만원을 받았고, 2020년에도 '끝까지 찾아서 잡는다! 상수도 누수전담팀 운영으로 예산 절감' 사례로 행안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고윤환 시장은 "지난 10년간 지방재정개혁과 알뜰 운영, 국가투자예산 확보에 온 힘을 쏟았다"라며 "미래 문경의 신성장 동력 기반 마련을 위해 현재 추진하는 사업들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남정현기자 namun@yeongnam.com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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