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선 마스크 미착용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24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의 횡단보도 위를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이자인기자 |
24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번화가엔 수십 명의 시민들이 가벼운 옷차림을 한 채 마스크를 쓰고 걸어 다녔다. 현재 야외에서 2m 거리를 두고 마스크를 벗는 행위가 허용되지만, 홀로 걷는 시민부터 타인과 동행하는 시민들까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같은 시각 동성로의 한 카페 내부엔 자리에 착석해 마스크를 벗고 대화하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주문을 하거나 화장실에 들를 때만 마스크를 썼고, 자리에 돌아와선 마스크를 벗은 채 얼굴을 마주 보며 대화를 나눴다.
정부가 이번 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대해 논의를 시작 한다고 밝히면서, 대구시민들 사이에선 실외 마스크를 하루 빨리 벗어야 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번 주 논의를 거쳐 다음 달 초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직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다음 달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 여부는 지켜 봐야 할 상황이다.
대구시민들 사이에서도 마스크 착용 해제에 대한 의견은 다소 갈리고 있다.
우선,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챙겨 쓰고, 실내에선 마스크를 벗는 행위가 모순적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동성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시민 김모(52·대구 수성구)씨는 "실외에서 마스크를 쓸 이유가 있나 싶다. 대규모 행사나 대중교통을 제외하곤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경우도 잘 없다"며 "오히려 밀폐된 실내가 더 무서운 건데 실내에서도 벗을 거면 실외에서도 벗어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름철 무더위가 가까워지며 마스크 착용이 두렵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지난 22일부터 대구경북지역 최고기온이 30℃를 오르내리며 마스크 착용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이모(28·대구 북구)씨는 "2년 넘게 마스크를 쓰다 보니 피부 자체가 달라지는 것 같다. 얼마 전 더웠던 날엔 마스크 안에 땀이 범벅이 돼 뾰루지까지 올라왔다"며 "지난해 여름도 정말 힘들었는데 에어컨이 없는 실외에서만이라도 마스크를 벗었으면 한다"고 했다.
하지만 실외 마스크 해제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반응도 있다. 신모(35·대구 수성구)씨는 "마스크 쓰는 일이 불편하긴 하지만, 아직은 전염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경각심이 떨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실외 마스크 해제는 모든 방역 정책이 완화된 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교수(감염내과)는 "마스크가 유행 차단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마스크가 최후의 보루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인식"이라며 "최소한 5월 말까지는 써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스크 자율화가 되더라도 자신과 주변의 위험을 고려해 개인 방역에 철저히 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이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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