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후 첫 주말인 23일 밤 대구 중구 동성로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
정부가 코로나19를 감염병 등급을 2급으로 완화하는 등 방역·의료체계의 일상회복을 본격화 한 가운데, 거리두기 해제 첫 주말 대구시내는 모처럼의 자유를 즐기려는 시민들로 크게 붐볐다.
일상회복이 시작되고 맞은 첫 주말인 23일과 24일 대구시민들은 모처럼 지인 등과 만나 밤이 늦도록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23일 밤 동성로는 거리두기 해제 첫 토요일 밤을 즐기려는 젊은이들로 술집 등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저녁 시간에는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저마다 카페, 음식점, 술집 등에 모여 이야기꽃을 피웠다.
밤이 늦어져도 동성로를 찾는 시민들은 점차 늘어났다. 밤 10시쯤 동성로 클럽골목 대다수의 술집 거리에는 수 많은 인파로 가득 차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술집을 들어가기 위한 대기 줄도 길게 늘어졌으며, 이 같은 현상은 자정을 넘어서도 계속됐다.
2년여의 거리두기로 인해 보기 힘들었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열지 못했던 노점상들이 속속히 장사를 시작했고, 술집 등에서는 손님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퍼레이드'를 통해 풍선을 나눠주기도 했다. 또 활짝 연 술집 창문 너머로 음악에 맞춰 남녀가 함께 춤을 추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일부 장소에서는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거리공연도 열려 시민들이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이날 모처럼 노점 장사에 나선 박모(여·64)씨는 "노점 장사 한 지 13년째지만 코로나 확산 이후로 거의 나오지 못했다. 이제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장사를 시작하려고 다시 나왔다"며 "아직 장사가 잘되진 않지만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상황이 안정되고 있으니 뭐든 곧 잘 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시민들은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마음 편히 일상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친구들과 술집에서 시간을 보내던 대학생 유모(여·22)씨는 "대학에 입학하고 흔히 꿈꾸던 대학 생활, 친구들과 즐거운 술자리를 거의 가져본 적이 없었다. 스무살 때 즐겼어야 할 것을 이제야 즐기는 듯 해 아쉽지만 그래도 기쁘다"며 "그동안 코로나 확산으로 조심했지만 결국 놀 사람들은 다 놀고, 감염될 사람은 다 감염됐다. 거리두기 정책이 하도 오락가락해 이번 아니면 또 언제 이렇게 놀 수 있을지 몰라 오늘만큼은 '불토'를 즐길 것"이라고 했다.
자영업자들은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밤늦도록 밀려드는 손님들로 인해 부지런히 음식을 손질하고 테이블을 치웠다. 일부 식당은 방문하는 손님에 비해 종업원이 부족해 미처 치우지 못한 테이블에 손님들이 앉기도 했다. 24시간 운영하던 식당도 활기를 띈 채 손님들을 맞았다.
2년째 동성로에서 장사하는 자영업자 김모(34)씨는 "거리두기 때문에 2년간 정말 죽을 맛이었다. 지금이 밤 11시30분인데,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처음으로 이 시간에 사람이 북적거린 것을 보니 눈물 날 것 같이 기쁘다"며 "벌써 오늘 매출이 평소 토요일보다 20%나 올랐다. 앞으로 새벽 2시까지 영업을 하다 보면 코로나 전으로 매출이 돌아오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환하게 웃었다.
오랜만에 연중무휴로 해장국집을 운영한다는 한 가게 직원은 "코로나 때문에 24시간 장사가 어려워 사장님이 폐업하지 않고 겨우겨우 버텼다. 매출이 5분의 1수준으로 토막 났는데,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이제야 매출이 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8일 코로나 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실시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년 2개월 만에 전면 해제됐다. 이로 인해 거리두기 내 포함돼있던 사적 모임 인원, 다중시설 이용 시간, 행사·집회, 종교활동, 실내 취식 금지 등의 제한도 함께 풀렸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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