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민의힘 경북도당 앞에서 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이강덕 포항시장과 장욱현 영주시장, 김영만 군위군수를 컷오프(공천 배제)한데 대해 항의하는 당원들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의 6·1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공천 잡음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공천에서 탈락한 상당수 지역의 후보들이 '공정과 상식'에 어긋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경북은 국민의힘 공천 결과가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당세(黨勢)가 강한 만큼 갈등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강덕 포항시장과 장욱현 영주시장, 김영만 군위군수는 25일 국민의힘 중앙당에 직접 공천 심사를 해달라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이 가운데 이 시장은 이날 포항에 있는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도당 공관위는 지금까지 진행 과정에서 신뢰를 잃은 만큼 불공정 시비로 인한 지역 사회 반목과 갈등을 차단하기 위해 속히 중앙당 공관위로 포항시장 경선 심사를 이관해 공정 경선을 보장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정재 의원의 정치적 속셈으로 공천이 공정성과 형평성을 잃었다"며 공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의원을 겨냥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날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경북도당은 각 지역에서 몰려든 공천 배제 후보들의 지지자들의 항의방문이 잇따랐다. 이 중 이강덕 시장과 장욱현 시장, 김영만 군수의 지지자 100여 명은 '공정 경선 보장하라'는 피켓과 현수막 등을 들고 머리띠를 두른 채 경북도당 공관위를 향해 공정 심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한때 당사 방호를 위해 출동한 경찰 30여 명과 몸싸움을 벌이며 갈등이 고조되기도 했다.
25일 낮 국민의힘 경북도당을 찾은 지방선거 공천 컷오프 후보의 지지자들이 입구를 막고 있는 경찰과 충돌을 빚고 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
이 밖에도 의성과 청송, 김천에서는 후보자들이 현직 단체장과의 경선 결정에 반발하며 재심을 요구했다. 이날 오전 전해진 청송군수 예비후보는 '전과 4범인 청송군수와 경선을 함께할 수 없다'는 현수막을 들고 경북도당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어 의성군수 선거에 나선 김진욱·이영훈·최유철 예비후보도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돼 형사재판 중인 김주수 의성군수를 경선에 참여시키는 경북도당 공관위의 비민주적, 망국적 행태를 규탄한다"며 "당규에 따라 경선 피선거권이 없는 김 군수를 경선에 참여시킨다면 경선 불참 등 강력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예비후보는 전날(2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찾아 재심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천에서도 김응규·나기보·이창재 예비후보 3명이 "김충섭 시장이 당선되면 추후 재보궐 선거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렇게 되면 시민의 혈세로 선거를 다시 치르는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성주에선 군수 선거에 출마했으나 공천에서 배제된 전화식 예비후보가 재심을 청구했다.
25일 낮 국민의힘 경북도당을 찾은 지방선거 공천 컷오프 후보의 지지자들이 입구를 막고 있는 경찰과 충돌을 빚고 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결국 국민의힘의 당세가 강해 공천이 곧 당선이 되기에 더욱 치열한 것"이라며 "다만, 현행 정당공천 제도는 탈락한 후보들이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공천 과정이 투명성 있게 이뤄져야 하며, 공천 결과에 대해서도 막무가내식 항의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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