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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기획] 대구 봉무동에 유명 연예인이 사는 이유는?

2022-04-26 19:13

대구국제학교에 자녀 보내기 위해
연예인들 작년·올해 연이어 이사
국제학교 자녀 통학때 자주 목격
엑스코선 개통까지...'대구교육 2번지'부상

최근 대구 동구 봉무동 이시아폴리스더샵 아파트에서 유명 가수 A씨가 자주 보인다는 주민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다. 이시아폴리스 주민 김모(42)씨는 "A씨가 아이와 놀이터에서 놀거나 미용실에 방문하는 모습을 봤다. 백신을 맞으러 인근 병원에 갔다가도 A씨를 봤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번은 CD를 들고 가니 사인을 해줬다"며 "같은 단지에 연예인이 산다니 신기할 따름"이라고 놀라워했다.

또 다른 주민 정모(여·36)씨도 "이 동네 주민이라면 A씨를 한 번쯤은 다 봤지 싶다"며 "국제학교 교문에서도 자주 마주치는데 주민들이랑 잘 어울려 지내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했다. 영남일보 취재진이 인근 부동산을 통해 확인한 결과, A씨는 지난해 1~2월쯤 이시아폴리스더샵 아파트 4차에 입주했다. 올 초엔 또 다른 연예인 B씨도 같은 단지에 입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씨와 달리 아직까지 들려오는 목격담은 없다.

그렇다면 서울에서 활동해 오던 유명 연예인들이 대구 이시아폴리스로 이사 온 이유는 무엇일까. 놀랍게도 그것은 '자녀 교육' 때문이다. A씨 등의 자녀들은 현재 이시아폴리스와 인접한 대구국제학교(DIS)에 입학한 상태다. 연예인들은 자녀의 통학을 위해 이시아폴리스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대구국제학교는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학교법인(미국 메인주 Lee Academy)이 직접 설립해 운영하는 국내 최초의 학교다. 당초 대구지역 내외국인 투자기업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자녀를 위해 설립된 교육기관이다. 2010년 8월 개교했으며, 정원은 680명이다. 이 중 내국인 비율은 30%(204명)이지만 10%(68명) 정도 추가 입학할 수 있다. 유치부 K~5학년, 중등부 6~8학년, 고등부 9~12학년 등으로 편성돼 있으며 26일 현재 등록 학생 수는 총 324명이다.

유명 연예인들의 거주로 봉무동 일대가 주목받고 있다. 국제학교뿐 아니라 대구의 4개 사립 초등학교 중 한 곳인 영신초등도 이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2028년부터는 엑스코선 개통에 따라 대구도시철도가 수성구 학원가로 바로 이어진다. 이에 동구 학부모들 사이에선 봉무동이 '대구 교육의 2번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수요기획] 대구 봉무동에 유명 연예인이 사는 이유는?
26일 오후 대구 동구 대구국제학교에서 한 외국인이 자녀와 같이 하교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자녀 교육 위해 이시아폴리스 찾는 인기 스타들…뜨거워지는 봉무동
대구시 동구 봉무동이 이른바 '학세권'으로 자리 잡았다. 봉무동 이시아폴리스 인근엔 대구국제학교를 비롯해 사립인 영신초등과 봉무초등 등이 위치해 있다. 특히 대구국제학교를 찾아 입학과 동시에 이사를 결심하는 학부모들이 적지 않다.

대구국제학교는 2010년 봉무동에 설립돼 일정 비율 이상의 정원을 내국인으로 수용하고 있다. 외국인만 입학할 수 있는 외국인학교처럼 국제 교육 커리큘럼을 제공하기 때문에 유학 비용을 절감하며 자녀의 해외 명문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부모들의 관심을 끄는 것.

봉무동의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국제학교가 이시아폴리스에 있는 아파트와 거리가 불과 1㎞도 안 된다. 등·하교가 편리하니 국제학교 상담을 받으면서 아파트도 함께 알아보는 학부모가 많다"며 "집을 두 채 소유하긴 어려우니 보통 살던 집을 임대로 두고 전셋집을 구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이시아폴리스 아파트나 협성휴포레 아파트를 많이들 선택한다"고 전했다.

특히 국제학교마다 입학 경쟁률과 커리큘럼이 다르다 보니 외지에서 대구국제학교를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대구국제학교 관계자는 "A·B씨도 인천 송도국제학교 입학이 어려워 대구국제학교를 선택했을 수도 있고, 국제학교 별로 콘셉트가 달라 대구국제학교 커리큘럼을 따르기 위해 이 곳에 왔을 수도 있다"면서 "대구지역 학생들이 가장 많지만 일부는 서울·경기에서 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국제학교 외 대구의 사립초교 4곳 중 한 곳인 영신초등도 학부모들이 봉무동을 찾는 하나의 이유다. 영신초등 학부모 박모(여·37)씨는 "사립초등엔 영어 수업이 많고 영어유치원 출신 아이들도 많다. 학교별로 사교육도 다른데 여기에선 뒤쳐진다는 느낌이 안 들어서 좋다"며 "수성구에서 차로 통학시키는 엄마들도 많고 학교를 염두에 두고 봉무동에 이사 온 학부모들도 꽤 있다"고 전했다.

이에 불로·봉무동 인구도 '학세권'과 더불어 증가했다. 2010년 대구국제학교, 2012년 이시아폴리스더샵, 2015년 협성휴포레가 들어섰는데, 대구 동구청에 따르면 불로·봉무동 전입 인구는 2010년 1만4천450명에서 점차 증가해 2019년 두 배 가까운 2만7천203명까지 많아졌다. 2020년 행정구역 경계 조정으로 불로·봉무동 인구가 지난해 2만1천355명까지 줄었들었지만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인구 수를 유지하고 있다.

 

[수요기획] 대구 봉무동에 유명 연예인이 사는 이유는?
대구 동구 대구국제학교 전경. 이현덕기자


◆엑스코선 개통으로 '범어동'과 이어지는 '봉무동'…대구교육 2번지 될까
오는 2028년부터 수성구와 연결되는 도시철도 '엑스코선'도 봉무동의 매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시아폴리스역(가칭)을 종착역으로 하는 엑스코선 3호선이 2호선 범어네거리역(가칭)과 이어질 전망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엑스코선은 도시철도 3호선 수성구민운동장역에서 출발해 경북대~엑스코를 거쳐 이시아폴리스를 연결하는 12.3㎞ 도시철도다. 지난 6월부터 엑스코선 정거장 위치와 1·2호선과의 환승 방법을 결정하는 용역이 시행됐지만, 이미 이시아폴리역과 범어네거리역은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올해 11월 용역이 완료돼 2023년 설계·공사가 시작되면 2028년부터 운행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학부모들은 벌써부터 도시철도를 통해 중·고등학생 자녀를 범어동 학원가로 통학시킬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을 품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봉무동 학부모 김모(여·34)씨도 "봉무동에 초등학생 학원은 많지만 중고등학생 학원은 부족하다"며 "현재로선 직접 태워 주든지, 버스를 이용해 수성구 학원에 갈 수 없는 형편이지만, 엑스코선이 생기면 수성구 학원가에도 쉽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라고 했다.

전문가도 '대구교육 2번지'로서의 봉무동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이병홍 대구과학대 교수(금융부동산학과)는 "사교육의 중요성이 굉장히 높은데, 엑스코선이 개통돼 범어동으로 이어지면 동구의 중·고등학생 학부모 전출이 적을 것"이라면서 "주택가격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이 학군이다. 물론 범어·만촌동처럼 도보로 다닐 수 있는 학군이 마련된 것은 아니지만, 엑스코선이 개통되고 나면 교통 접근성이 높아져 학교에 쏠림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또 쏠림현상이 가속화되면 수요가 늘어나 종국엔 부동산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아직은 '대구교육 2번지'로 지칭하긴 어렵지만 충분한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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