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정치 시동 거는 현역 국회의원들과 전 의원 세력의 헤게모니 싸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과정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국민의힘 공천 파동은 '신구 정치세력 간 충돌'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MB(이명박)·친박(친박근혜)과 같은 과거 정치 세력을 기반으로 지방선거에 도전하려는 정치인들은 현직 국회의원과의 대립각이 극심한 상황이다.
국민의힘 포항시장 선거 경선은 경북의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됐다. 경북도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지난 22일 포항시장 경선에서 이강덕 예비후보(포항시장)를 컷오프 했다. 이에 이 예비후보가 반발하며, 국민의힘 중앙당에 이의를 청구했다. 27일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결국 이 예비후보를 비롯해 포항시장 경선 신청을 한 5명 후보 모두를 교체지수 여론조사 없이 경선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는 "이 강덕 현 시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치안 비서관을 지내는 등 사실상 MB(이명박)계라 할 수 있다"며 "포항지역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이 구상한 새로운 정치를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실현하고 싶어 한 것 같다. 경선 파동도 이 과정에서 발생한 불협화음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경산시장 선거도 신·구 정치세력간 충돌이란 해석이다. 특히 국민의힘 경산시장 경선 기회조차 잡지 못한 예비후보 10명은 27일 시민협의체를 구성, 무소속 시민후보 1명을 선출해 경산시장 단일화 후보로 출마시키겠다고 선언했다. 경산 지역 한 정치인은 "지난해부터 경산 시장 선거는 '윤두현 의원'과 '최경환 전 의원'의 지지를 받는 후보들의 대결 구도라는 말이 나돌았다"며 "과거 정치 세력에서 탈피해 새로운 정치 구도를 구축하려는 정치 세대 교체 과정에서의 충돌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안동시 제1선거구 권남희·이영식 예비후보가 26일 안동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천공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
정치권은 "국민의힘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대구 경북은 예선(경선)이 본선(당선)"이라며 "그만큼 현역 의원들은 과거의 정치 세력과 절연하고 자신의 정치를 하고 싶어 한다. 이런 연유로 대부분 지역에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경선에 대한 불만과 갈등은 항상 있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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