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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논란 중 경찰청 찾아가 '수사 촉구'한 국회의원들…"설왕설래"

2022-04-27 19:50

"정치적 중립에 영향, 모순적 행태" 일각서 비판 나와

27일 정치인들이 경찰청을 방문해 특정 사안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서영교 의원실 제공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정치인들이 특정 수사건과 관련해 경찰청을 방문한 것을 두고 설왕설래가 나온다.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따지며 개혁을 주창해 온 정치인들이 경찰청을 찾아 수사 관련 발언을 하는 것이 모순적이라는 시각이 있는 것.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의원들(행안위 서영교 위원장, 박재호 간사, 이해식·임호선 의원, 복지위 고영인 의원)은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찾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관련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방문 목적에 대해 "경찰이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후보자들의 의혹에 대해 공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할 것을 요청하기 위해 경찰청을 방문했다"라며 "후보자 측의 답변자료 제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의혹을 밝힐 수 있는 방법은 수사기관의 철저한 수사뿐"이라고 설명했다.

서영교 위원장은 "이번 수사는 검찰로부터 수사권을 이전받게 될 경찰이 국민들께 수사능력을 평가받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정 후보자에 대한 수사가 공정하고 철저하게 이루어져 국수본이 어떠한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한다는 것을 국민들께 증명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의 이번 경찰청 방문을 두고 비판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익명을 요청한 수사기관 한 관계자는 "지난해엔 국민의힘 관계자가 민주당 인사 관련 수사를 촉구하며 수사기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이런 행위들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라며 "다만, 하나의 '제스처' 정도로 보고 있다. 수사기관은 그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하면 될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수사기관 관계자는 "수사기관이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독립적인 기관이 되는 것이 진정 국민을 위한 것 아닌가"라며 "정치인들이 수사 초기에 참견하는 것이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국민의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 본인들이 검수완박을 강행하면서, 저런 모순적인 행태를 보이는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대학생 한모(23·대구 동구)씨는 "'엄빠 찬스' 의혹에 민감한 세대이기 때문에, 정 후보자를 비롯한 사회지도층 인사 관련 의혹이 수사로 잘 규명되기를 바란다"라며 "그런데 여야 정치권에서 수사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한다면, 어떤 수사 결과가 나와도 국민들이 색안경을 쓰고 바라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