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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기후위기로 더 큰 火魔 다가온다

2022-05-02
[취재수첩] 기후위기로 더 큰 火魔 다가온다

지난 4월 5일. 경북 봉화에 산불이 발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무 심는 날인 식목일에 나무가 불에 타 무수히 사라져 버렸다.

이날 봉화군 봉화읍 적덕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풍으로 인해 조기 진화에 어려움을 겪으며 인근 화천리까지 번졌다. 불은 다음 날까지 이어져 축구장 면적 180배에 달하는 산림을 태웠다. 봉화에서 발생한 산불 중 가장 큰 피해를 냈다.

올들어 지금까지 봉화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은 모두 8건으로, 4월에만 5건이나 됐다. 이는 이미 지난 한해동안의 산불 5건을 넘어섰다. 이젠 매년 3·4월이면 연례행사처럼 산불이 반복된다.

봉화군은 전국 군 단위에선 다섯 번째, 경북에선 가장 넓은 면적을 가진 지역이다. 83% 이상이 산지여서 대형 산불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

또 기후변화에 따른 건조한 날씨가 이어져 봉화군은 올해 일찌감치 '산불방지 대책본부' 운영에 들어갔다. 초동진화를 위한 헬기를 임차하고, 산불방지인력을 조기 투입했다. 산불대응센터도 건립해 본격 운영에 들어가는 등 '산불 없는 봉화'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노력이 무색해졌다.

지금까지 확인된 산불 발생 원인을 보면 입산자 실화와 연탄재, 보일러, 건물화재 등 산림 인근에서 화기를 다루다 산불로 이어진 것이 많다. 역시 산불의 주원인은 사람의 부주의였다.

이렇다 보니 실질적인 대책으로 산불 예방 교육 강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교육시스템을 도입하고 산불상황실 감시카메라 확충, 산불감시원 대대적 충원 등 산불의 신속한 진화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전문가의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몇 해 전부터 전국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은 가뭄과 강풍으로 인해 피해가 컸는데, 산불의 피해 규모가 날로 늘어나는 것에는 분명 기온 상승과 가뭄 등 기후변화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 시대로 접어든 현시점에서 산불과 같은 대형재난을 예방하는 정부의 재난안전예산 집중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국의 사례만 봐도 산불 예방의 중요성은 익히 알 수 있다. 불과 몇 해 전 호주에선 무려 반년 동안 산불이 이어지면서 전체 산림면적의 15%가량이 사라지고 막대한 인명피해까지 냈다. 지난해 미국에선 대형산불이 석 달 동안 지속하면서 큰 피해를 줬다.

이처럼 수년 전부터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는 대형 '화마(火魔)'가 이제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님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황준오기자<경북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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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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