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만 군위군수, 김주수 의성군수 |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을 공동으로 유치한 군위·의성 지역 현직 군수들이 나란히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은 3선 도전과 무소속 출마라는 판박이 행보를 걷게 됐다. 김영만 군위군수와 김주수 의성군수는 모두 재선 지자체장으로서 쌓은 인지도와 지지세를 바탕으로 무소속 당선을 노리고 있다.
◆김영만 군위군수, 무소속 출마 선언… 3선 고지 오를까
군위에서는 당 초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김영만 군수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2일 김 군수에 대한 컷오프를 결정했다. 이에 김 군수는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중앙당은 교체지수 여론조사 재실시를 결정했다가 지난 28일에는 결국 김 군수를 경선에 포함할 것을 경북도당에 주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군수는 무소속 출마를 선택했다. 경선 상대인 김진열 예비후보와 경선을 치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김진열 예비후보가 지난 3월 치러진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다는 게 김 군수의 주장이다. 이 밖에도 통합신공항과 대구 편입 등 지역 현안 사업에 대한 연속성을 위해서라도 자신이 당선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김영만 군수는 "국민의힘 군위군수 후보로 공천을 받은 후보는 지난 대선 기간 민주당 밴드에 가입해 활동한 이력이 드러난 인사"라면서 "이재명 후보를 세종대왕에, 윤석열 당선인을 연산군으로 비유하며 '꼭 투표하시길 바랍니다'라는 글을 올리는 등 명백한 해당 행위를 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에선 김 군수의 무소속 출마는 경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3선 고지에 오르기 위해 탈당이라는 고육지책을 택했다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김 군수의 지지층은 고령층이 대다수인데, K-보팅이나 전화 여론조사를 했을 때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또 경선에서 패배하면 무소속 출마가 불가능해지는 만큼,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당선 후 복당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는 점도 대표적인 방증"이라고 말했다.
◆법원 "김주수 의성군수, 경선 배제하라"…김 군수 '무소속 출마' 맞불
김주수 의성군수도 무소속으로 3선에 도전한다. 대구지법 제20민사부(박세진 부장판사)가 지난 4일 국민의힘 의성군수 경선에 진출한 김주수 군수의 경선 배제를 결정하면서다. 지방선거에서 법원이 후보자 경선 제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김주수 군수는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다. 그는 5일 지역 주민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의성군수 공천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무소속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며 "힘들고 외로운 여정이겠지만, '행복 의성·행복 군민'을 위해 힘차게 달리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주수를 믿고 끝까지 지지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전날(4일) 재판부는 "국민의힘 경북도당이 김 군수를 경선 후보로 결정한 건 당헌·당규, 윤리위원회 규정, 지방선거 공직 후보자 추천 규정에 위배된다"며 "또 다른 경선 후보자들이 민주적 절차에 따라 공천될 권리를 침해할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군수는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됐기 때문에 윤리위 규정에 따라 당내 각종 경선의 피선거권이 정지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경북도당 측도 "김 군수와 당 초 경선에 불참하기로 했던 김진욱 후보를 제외한 양자 경선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김 군수의 무소속 출마는 예정된 수순 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 군수로서는 선택지가 없었을 것"이라며 "3선 도전에 대한 의지가 확고했기 때문에 지난 8년간 다져온 표심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무소속 당선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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