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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각증상 없는 '침묵의 병' 간암, 고위험군 감시검사 필수

2022-06-07

초기에 증상으로 진단 거의 없고
어느정도 진행 땐 복부통증·황달
상태따라 절제·이식·고주파치료
치료중인 경우 식중독 등 치명적
익히지 않은 어패류 섭취 삼가야
검증 안 된 건강식품 간독성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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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간암의 사망률은 10만명당 20.7명으로 폐암(34.8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특히 경제적 활동이 왕성할 나이대인 40대와 50대의 경우 전체 암 중 간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다.(2018년 통계청 자료) 이런 탓에 간암 환자가 있는 가정의 경제적 타격도 클 수밖에 없다.

대한간암학회와 국립암센터에서 발표한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 라인'을 보면, 간암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은 2000년 2조3천억원에서 2019년 기준 약 3조4천억원으로, 10년 동안 48%가량 증가했다. 모든 암 중 질병부담이 가장 높은 것도 간암으로 나타났다고 대한간암학회와 국립암센터 측은 밝혔다.

문제는 이런 간암은 자각증상이 거의 없는 탓에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런 만큼 만성 B형간염 환자, 간경변증이 있는 고위험군은 정기적인 감시검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하고 있다.

◆간암은 왜 생기나

간은 우리 몸의 가장 큰 장기로 오른쪽 폐 아래에 있다. 가장 인접하는 장기는 담낭으로,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저장하고 있다가 소화에 필요할 때 십이지장으로 보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른 장기와 달리 간은 동맥과 문맥, 2개의 혈관으로 혈액을 공급받고 있고, 이는 간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인 장에서 흡수한 영양분의 대사를 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간은 다른 장기보다 아주 많은 혈액을 공급받는데, 대사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간에는 크게 간세포와 담도세포가 있고, 각각의 세포에 생기는 암종에 따라 치료법이나 예후가 달라져 어떤 암종인지, 그리고 양성과 악성 여부를 구별해야 한다. 우선 양성종양에는 △간세포선종 △담관선종 △혈관종 등이, 종양 유사 병변으로는 △낭종 △국소성 결절성 과증식 △과오종 △염증성 가성종양이, 악성 종양에는 간세포암종 △담관암종 △맥관육종 △전이암 등이 있다.

한국인 간암 발생의 가장 주요한 원인은 '바이러스에 의한 간염'이다. 특히 B형간염은 우리나라와 중국과 같은 지역에서 유병률이 높고 일본에서는 C형간염의 유병률이 높아 나라별로 주요한 원인이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B형간염과 같은 경우 간경변증의 유무와 상관없이 정상인에 비해 간암 발생 위험도가 약 10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음주,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자가면역 간질환 등도 중요한 간암의 원인 중 하나다. 특히 어떤 원인이라 하더라도 간경변증으로 진행한 경우는 간암의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는 만큼 간암 발생에 대한 감시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간암은 우리나라 암 발생 6위, 남성에서는 4위에 해당한다. 특히 50~59세 때 발생률이 가장 높아 상대적으로 사회 경제적 활동이 왕성한 연령에서 발생해 경제적 손실까지도 초래하는 암이기도 하다.

◆초기 증상 거의 없어

간암의 경우 말기로 진행된 경우에도 환자가 느끼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장기'라고도 불린다. 간질환이라고 하면 피곤함을 가장 많이 떠올리기도 하지만, 피곤함이라는 증상은 개인적인 차이가 많고, 비(非)특이적이기 때문에 초기에 증상으로 진단되는 경우는 없다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간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에는 우상복부 통증,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나타날 수 있다.

자각 증상으로 발견이 힘든 만큼, 고위험군의 경우 감시검사가 필수다.

간암의 감시검사는 크게 혈액검사와 영상검사로 나눠진다. 혈액검사는 알파태아단백(Alpha-Fetoprotein)과 피브카-투(PIVKA-II)가 대표적이고, 단독 감시검사로 부적합해 영상검사를 병행해야 한다. 영상검사는 간 초음파검사가 기본이며, 간 초음파검사에서 이상이 있는 경우 CT나 MRI와 같은 검사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간 초음파 검사는 비침습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지방간이 심하거나 간경변증이 심한 경우 다른 적절한 검사와 같이해야 한다.

◆치료는 환자 상태 따라 달라

간암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간암의 부피가 두 배로 증가하는 데는 일반적으로 약 4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다른 장기와 마찬가지로 혈관을 침범하거나 타 장기로 전이가 있는 경우 예후가 좋지 않다. 근치적인 치료인 수술적 절제나 간이식, 고주파열치료술이 가능한지 여부가 예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간암 수술적인 치료 방법인 간절제술은 간암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간암의 특성상 간경변증과 같은 고위험군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간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이런 경우 근본적인 치료를 기대할 수 있는 고주파 열치료술을 시행할 수 있고, 간 공여자가 있다면 간이식을 시행하는 것이 간암뿐만 아니라 환자의 떨어진 간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치료법이 될 수 있다.

간암이 더 진행돼 있거나 공여자가 없어 간이식이 불가능할 경우, 혈관조영술을 이용해 간동맥을 막아 암을 치료하는 경동맥화학색전술을 시행하는 방법도 있다. 혈관을 침범하거나 림프절이나 타 장기를 침범하는 경우 전신적 항암약물 요법을 시행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 간세포암종에도 기존의 표적항암제보다 효과가 뛰어난 면역항암제가 허가되고 국민건강보험의 혜택도 받을 수 있게 됐다.

간암 치료로 수술이나 고주파열치료술, 경동맥화학색저술 등을 받고 있는 환자의 경우 비브리오균에 감염되거나 식중독에 걸리면 간 기능이 나쁜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어 육회, 생선회, 익히지 않은 어패류를 섭취하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또 단백질이 많은 보양식이나 짠 음식을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 검증되지 않은 건강식품은 오히려 간독성이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많은 간경변증 환자들은 좋지 않은 영양 상태를 보이는 만큼 적절한 영양분 섭취는 필수적이다. 여기에 가벼운 운동도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

영남대병원 박정길 교수(소화기내과)는 "간암의 경우 다른 암종과 달리 간암의 원인이 되는 질환, 간 기능 및 경변증, 간암에 대한 치료를 모두 포함해야 하기 때문에 간 질환의 전문가와 상담하고 치료받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박정길 영남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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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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