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주 대구미술관장은 "다티스트는 1년 전에 작가를 선정해, 1년 동안 작가와 미술관 큐레이터가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무르익어서 전시를 열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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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준 'Untitled' <대구미술관 제공> |
◆40년 작품세계 조망하는 '이교준의 라티오(Ratio)'展…2·3전시실과 선큰 가든
온통 그리드다. 이교준의 신작 '그리드 시리즈'는 캔버스 안이 비치기도 하고 캔버스가 뚫려 있기도 하다. 안이 비치는 것은 작가가 고안해 주문 제작한 리넨 캔버스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캔버스 프레임도 그림에 맞게 의도해 주문 제작하는데, 목재의 '캔버스 바'가 화면에 비치면서 '또 다른 그리드'를 연출한다. 또한 캔버스의 일정 부분을 오려냄으로써 자연스럽게 그림자가 만들어진다. 그렇게 캔버스 바가 그림이 되고, 그림자가 그림이 된다. 이로 인해 그의 작품은 2차원의 회화를 넘어 3차원의 공간감을 형성하며 표면과 그리드에 긴장과 이완을 준다.
■ 이교준 '라티오'展
안이 비치거나 뚫린 캔버스
3차원의 공간감 형성 특징
계명대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이교준(67)은 점, 선, 면, 분할된 화면 등을 소재로 40여 년간 집요하게 파고든 작가다. 이번 '이교준의 라티오(Ratio)'는 작가의 40년 작업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2·3전시실과 선큰 가든을 4개 구획으로 나눠 회화, 사진, 입체 등 140여 점의 작품을 시리즈별로 선보인다. 3전시실에서는 캔버스의 뚫린 표면과 비침이 특징인 '2020~2022년 신작'을 만날 수 있다. 2전시실에서는 '수직과 수평 그리고 분할'이라는 화두로 분할과 평면성에 대한 실험과 탐구를 보여주는 작품과 더불어, 작가의 작품세계 근간이 됐던 1980~1990년대 초기 작품 중 사진과 분할 회화에 관한 작품을 소개한다. 또한 선큰 가든에서는 작품 제작 과정과 작업 세계를 보여주는 인터뷰 영상을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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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서의 '위치-나-제안' 전시 모습. <대구미술관 제공> |
◆개념미술 보여주는 박창서의 '위치-나-제안'展…4·5전시실
박창서(48)는 회화·설치·조각·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개념 미술에 대해 보여준다. 그동안 단편적으로 보여줬던 작가의 개념적 언어들을 총정리하는 전시다.
계명대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파리 제1대학 팡테옹 소르본에서 조형예술학 석사과정을 거쳐 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은 박창서의 작업에는 이미지에 앞서 자주 텍스트가 등장한다. 이는 자신에게 영향을 끼친 예술가의 말이나 작품과 관련된 개념적 언어들을 작품에 소환해 현시대에 다시금 질문하는 방식을 택하기 때문이다.
■ 박창서 '위치-나-제안'展
기억·풍경 주제 30여 작품전시
작품에 등장하는 텍스트 눈길
전시는 30여 점의 작품을 기억과 풍경이라는 두 가지 주제로 나눠 소개한다. 5전시장 주제는 '기억'이다. '나를 기억해 주세요(Remember me), 2022'는 전시장 중앙에 예배당으로 설치돼 있다. 세상을 떠난 예술가들의 말이나 개념을 가져와 그들을 기억하는 작품이다. 4전시장을 아우르는 주제는 '풍경'이다. 작품 '당신의 기억으로부터(From your Memory), 2022'는 회색 구름 이미지와 언어의 조합으로 이뤄져 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구름을 표현하기 위해 물감 대신 아크릴 스프레이를 분사하는 작업 방식을 선택했다. 구름 이미지와 텍스트가 공존함으로 인해 거리에 따라서 이미지가 두드러지기도하고 텍스트가 더 잘 읽히기도 한다.입장료 1천원. (053) 803-7900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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