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법무법인 인턴 경력 확인서를 허위로 써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지난달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이 끝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성희롱성 발언으로 징계받은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을 두고 당내에서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당원 자격정지 6개월'이라는 징계 수위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 의원에 대한 중징계를 계기로 당내 쇄신론을 재점화할 수 있을 지 주목되고 있다.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지난 20일 회의를 열고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이 된 최 의원에게 당원 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당 윤리심판원은 "법사위 온라인 줌회의에서 여성 보좌진이 참석한 가운데 부적절한 발언을 한 점과 해명하는 과정에서 계속 부인하며 피해자에게 심적 고통을 준 점, 이 건으로 당 내외 파장이 컸고 비대위에서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직권조사 요청을 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징계 사유를 밝혔다.
당 징계에 대해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무거운 처벌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최 의원이 속한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의 해체를 촉구하기도 했다.
박 전 위원장은 "거짓과 위선, 폭력과 증오로 당을 위기에 빠트리는 강성 팬덤 대신 국민 곁으로 조금 더 다가선 결론을 내렸다"고 평가하면서도 "최 의원의 거짓 발언, 은폐 시도, 2차 가해 행위를 종합해 봤을 때 (윤리심판원의 이번 징계는) 환영하지만 아쉽다"고 했다. 이어 "최 의원을 감싸고 은폐에 가담했던 의원들에 대해서도 철저한 진실규명이 필요하다"며 "'처럼회'는 해체해야 한다. 강성 팬덤에 기대 당과 선거를 망친 책임을 인정하고 자숙해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당내에서는 최 의원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계속되면서 어수선한 모습이다.
안민석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정권의 최전방 공격수를 민주당이 스스로 제거한 어리석은 짓"이라며 "최 의원을 대체할 만한 인물이 현재 민주당에는 없다. 월드컵을 앞두고 손흥민 같은 골잡이를 집에 돌려보낸 꼴"이라고 윤리심판원 결정을 비판했다.
고민정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입니다'에 출연해 박 전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본인의 위치는 아무것도 아니고 일반 국민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훨씬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얘기할 수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그렇게 바라보지 않는다"며 "조금 더 신중한 행보나 답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당내 의견이 분분하자 징계를 최종 결정해야 하는 지도부는 난처한 기색이다. 당 윤리심판원(윤심원)이 내린 결정을 비상대책위원회가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대체적인 관측은 중징계 강행에 쏠려 있다. 무엇보다 민주당의 고질적 리스크가 돼버린 성 비위 의혹이라는 점에서다. 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 징계 문제로 극심한 내부 진통을 겪고 있는 만큼 이번 중징계 결정이 여당과의 쇄신 경쟁에서 차별화할 기회라는 인식도 번지고 있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 의원 징계안이) 안건으로 올라오면 (논의)해야 한다"며 "개인적 의견으로는 조금 센 징계라는 생각이 든다. 윤리심판원과 관련해서는 당 대표가 사전에 보고를 받지 못하게 돼 있어서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