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대 대구시의회 전반기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의원들. 왼쪽부터 김대현·이만규·이재화 시의원(가나다 순) |
제9대 대구시의회 개원(7월4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의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김대현·이만규·이재화 시의원의 3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2강 1약' 구도가 형성됐다. 이에 각 후보들은 동료 의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물밑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27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번 대구시의회 의장 선거는 사상 처음으로 '후보 등록제'로 치러진다. 이에 후보들은 선거일 전에 의사담당관실로 후보 등록신청서를 제출하고 투표 직전에는 5분 이내의 정견 발표에도 나선다. 이에 따라 모든 시의원들이 후보자들의 정견과 포부를 듣고 의장 적임자를 뽑는다.
의장 후보들은 일제히 대선 후보와 당 대표를 지낸 거물급 정치인인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을 중심으로 한 집행부 견제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의장 후보 중 8대 시의회에서 후반기 부의장을 지낸 김대현 시의원(국민의힘·서구1)은 강력한 리더십을 강조하며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그는 시민들로부터 인정받고 품격있는 시의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출사표를 냈다. 재선인 김 시의원은 초선 시절부터 동료의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또 두 차례 모두 무투표 당선될 정도로 지역구 장악력과 정치력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초선 의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시의원은 이날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인사권 독립 등 지방의회의 권한과 책임이 더욱 커지는 시기인 만큼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의장이 된다면 초심을 잃지 않고 봉사하겠다"며 "거물급 정치인인 홍 당선인을 필두로 한 강한 집행부를 견제할 수 있는 의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8대 전반기 운영위원장을 지낸 재선의 이만규 시의원(국민의힘·중구2)은 김 시의원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그는 대구 중구의회에서도 재선 의원을 지낸 뒤 제7대 전·후반기 의장을 맡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추진력과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8대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는 장상수 의장과의 박빙 승부 끝에 아쉽게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이에 재선 시의원 상당수가 이 시의원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만규 시의원은 "집행부에 대한 강력한 견제와 비판기능을 수행하면서도 협력할 사안이 있다면 과감하게 도울 것"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안정적으로 의회를 운영함으로써 대구시의회의 위상을 높이겠다. 그런 측면에서 누가 적임자인지는 동료 의원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여성 후보이자 3선인 이재화 시의원(국민의힘·서구2)은 일찌감치 출마 의지를 드러내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만, 그는 6·7대 시의원을 지낸 뒤 4년 만에 의회에 복귀한 '징검다리 3선'이라 최다선으로서의 무게감은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3선 시의원의 경륜을 바탕으로 역전극을 노리고 있다. 이 시의원에게는 동생인 이재숙 시의원(국민의힘·동구4))이 든든한 우군이다. 또 대구시의원 32명 중 여성이 11명으로 역대 가장 많다는 점도 이재화 시의원이 역전극을 기대하는 배경 중 하나다.
이재화 시의원은 "최다선 의원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나서게 됐다"면서 "32명의 시의원이 똘똘 뭉쳐서 홍준표 시정을 적극적으로 견제·감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의회 의장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2차 투표를 실시하며 과반 후보가 의장으로 선출된다. 만약 2차 투표에서도 과반 득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가 결선 투표를 치른다. 이번에는 출마자가 3명이고, 양강 후보가 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는 터라 결선 투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주 중 최종적으로 의원들의 표심 이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위원장 자리 등을 두고 치열한 물밑작업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며 "선거 당일 결선 투표까지 이어지게 된다면 상대적으로 3위로 탈락한 후보 측의 표심이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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