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지속가능성 보고지침 수립, ESG 보고서 제출 의무화
금융위원회 2025년부터 코스피 상장사 ESG 공시 의무화 예정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 글로벌 경제의 화두로 떠오른 지 오래다.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평가하는 ESG 경영 지표는 친환경, 사회적 책임,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늠하는 핵심 과제이자, 기업의 가치에도 직접적 영향을 주는 지표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ESG 경영의 현황과 전망을 점검해본다.
◆ 강화되는 기준, 높아진 영향력
ESG라는 용어가 처음 공식문건에 쓰인 것은 지난 2004년 유엔글로벌콤팩트가 발간한 보고서였다. 이후 2006년 유엔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가 반영된 재무 정보 공개를 권고하는 책임투자 원칙을 의결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전에도 유사한 개념인 CSR(Corperate Social Responsibility·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있었지만 그 범위를 넓힌 ESG가 더 널리 통용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ESG에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부터 비재무적 요소 정보공개를 의무화하는 법령을 시행 중이다. 최근에는 ESG 관련 의무를 강화하는 '기업 지속 가능성 보고지침'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근무 인원 250명, 매출액 4천만 유로 이상인 기업은 상장 여부와 관계없이 ESG 관련 정보를 공개해야 하고 외부 기관의 감사를 받을 의무가 주어진다. 외국계 기업도 유럽 내 자회사 혹은 지사를 두고 있으면 ESG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도 올해 안에 '기후변화 정보공시'를 적용할 예정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정보, 이사회·경영진의 기후위험에 대한 감독 정보, 기후 리스크 관리 등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 또한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글로벌 ESG 표준이 될 '지속가능성 공시' 초안을 지난 3월 공개했고 연내 최종안을 도출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도 ESG 경영 공시 의무화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025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ESG 공시를 의무화 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ESG 정보공개 가이던스, 산업부 ESG 평가, 동반성장 ESG 평가 등 비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는 체계가 마련돼 있다. 또한 탄소배출권거래제, 미세먼지저감 특별법 등 ESG와 연관된 규제도 신설되고 있다.
지난 5월4일 대구상공회의소. 대구상공회의소, 대구시, 한국생산성본부, 지역 기업 10개사 관계자 등이 ESG 경영 협약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상공회의소 제공> |
◆ 중견·중소기업도 ESG 대응력 높여야
각국의 대기업들은 ESG 경영에 대한 리스크 관리 및 역량 향상을 위해 발 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특히 관리 범위를 협력사로 확대하고 있어 중견, 중소기업의 ESG 경영 관리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생산성본부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 가운데 해외 수출 납품 시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ESG 진단결과 제출을 요구받은 적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과반수인 54%로 나타났다. 실제 외국인 근로자 안전 관련 문제로 수출이 무산되거나 제조 프로그램 인증을 하지 못해 거래를 중단하는 사례도 있다.
ESG 경영에 선제적대응은 중견, 중소기업에 주는 이점도 크다. 납품계약 체결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해외시장 규제 대응력도 강화할 수 있다. 투명한 경영실천, 사전 진단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대구상공회의소는 지역기업의 ESG 경영에 대한 대응력 향상을 위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대구상의는 대구시와 함께 '지역기업 ESG 경영 컨설팅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진단 평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전략수립을 위한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실제 전략수행 및 평가까지 지원하는 종합지원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ESG 경영에 대한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으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고 구체적인 실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평가 지표도 다양하고 다른 부분이 많아서 이를 파악하고 대응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컨설팅을 통해 지역 기업들이 ESG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돕고 올해 성과를 토대로 사업을 더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컨설팅 지원과 별도로 지역 내 기업을 대상으로 ESG 진단평가도 진행하고 있다.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기업은 ESG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맞춤 진단평가를 받을 수 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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