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전소된 광산문학연구소(경북 영양군 석보면 원리2리)에 대한 경찰·소방·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의 합동 감식이 5일 오전에 열린다. 오는 9월쯤 개관 예정이었던 가칭 '이문열 문학관'은 화재 원인 규명 이후 구체적 개관 시점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은 현재 최초 화재 신고 접수시간인 지난달 30일 밤 11시7분쯤 보다 20여분 전인 이날 밤 10시45분쯤 광산문학연구소내 식당 쪽에서 불꽃이 튀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확인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 장면이 담긴 CCTV는 광산문학연구소의 주출입문과는 약 30m 떨어진 곳에 설치돼 있다. 주출입문을 비추는 CCTV에는 화재 발생 전후로 광산문학연구소를 출입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기 합선 등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하지만 화재 당시 현장을 찾은 이문열 씨는 "평소에 이곳을 비울 때는 전기를 차단한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 진술과 합동 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했다.
광산문학연구소의 복구 계획 수립 등은 화재 원인이 밝혀진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기존 광산문학연구소 시설과 인근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의 일부 유휴 시설을 활용해 건립 중이던 이문열 문학관은 사실상 연내 개관이 불투명해졌다. 이씨는 연구, 집필, 문학도 양성 등을 위해 2001년 광산문학연구소를 건립했다. 당시 도·군비(국비 포함) 지원 4억원과 이씨의 자비 4억9천만원 등 총 8억9천만원이 투입됐다. 경북도와 영양군 등은 건립 당시 지원이 이뤄진 만큼 앞으로 이 작가와 구체적인 복구 계획 등에 대한 논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화재 원인 규명이 최우선이다. 5일 합동 현장 감식을 하면서 이문열 문학관 개관 계획이나 복구 계획 등에 대해 이 작가의 의향을 들어볼 계획"이라고 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