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자서전·전기·논문 등 분석
독자에 새로운 시각 접근법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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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억 지음/열대림/252쪽/1만8천원 |
130여 년 전 등장한 소설 속 탐정 '셜록 홈즈'는 탐정 캐릭터의 아이콘이다.
이 책은 셜록 홈즈 시리즈 60편을 관통하는 12가지 키워드를 통해 불세출의 명탐정 홈즈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다. △컨설팅 탐정 △과학수사 △천재성 △더시티 △정의 △신여성 △옥스브리지 △네트워크 △제국주의 △전쟁 △영국과 미국 △심령주의 등의 주제로 소설 전반에 흐르는 '피조물' 홈즈와 '창조주' 아서 코난 도일의 가치관 그리고 동시대의 사회상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포착한다.
대구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2014년부터 셜록 홈즈 시리즈 60편을 다시 읽고 자서전과 전기, 관련 책과 논문 등을 본격적으로 분석했다"면서 "홈즈 팬이 워낙 많아 혹시라도 내 해석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 출판을 오래 미뤄왔다"고 했다.
저자는 홈즈와 코난 도일을 둘러싼 숱한 의문점을 하나하나 짚어볼 뿐 아니라 문학과 역사라는 씨줄과 날줄로 빅토리아 시대의 런던 거리 한복판으로 독자를 데려간다.
홈즈의 출신 대학 논쟁, 최고의 홈즈 소설 뽑기 대회, 홈즈의 동성애자 논란 등 홈즈를 둘러싼 무수한 소문의 실체와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이 함께 소개돼 홈즈 소설 못지않은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무엇보다 이 책의 미덕은 홈즈를 영웅화하지도, 신격화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셜록 홈즈와 코난 도일을 만날 수 있다. 예컨대 '제국주의'와 '전쟁' 편에서는 불편한 시각을 감추지 않는다.
이미 홈즈를 읽은 독자에게는 새로운 시각으로 탐정을 만나게 하고, 영화나 드라마로 홈즈를 접한 젊은 세대에게는 소설만의 매력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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