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8일 오전(한국시간) 전달에 이어 또다시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됐다.
미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2.25∼2.50%로 결정했다. 이에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 기준금리(2.25%)보다 0.00~0.25% 높아지면서 2020년 2월 이후 약 2년 반 만에 역전됐다.
다만,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어느정도 예상됐던 만큼 한은이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또다시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현재 2.25%인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세 차례(8·10·11월) 올라 2.75∼3.00%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3일 빅스텝(기준금리 0.50% 인상) 결정 이후 "당분간 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연말 기준금리가 2.75∼3.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시장 전망은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물가 관리를 위한 기준금리 인상이 민간 소비 위축 등 경기 침체를 불러일으킬 우려도 있어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앞서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이 0.7%로 집계돼 시장 예측(0.3%)을 훨씬 웃돌았는데,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인해 민간소비가 3.0% 증가한 영향이다.
그러나 하반기에도 물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금리 인상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
지난 27일 한은이 발표한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6월(3.9%)보다 0.8%포인트 오른 4.7%로, 기대인플레이션율과 상승 폭 모두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고치였다. 당분간 물가가 빠른 속도로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큰 만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꺾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기준금리 인상도 필요하다.
지역 금융권 한 관계자는 "수출이 둔화하는 가운데 민간 소비까지 위축된다면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어 물가 상승세를 꺾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 폭 결정이 조심스러울 것"이라며 "향후 글로벌 경기 및 국내 시장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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