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수분 배출로 소변 속 칼슘 등 잘 뭉쳐져
참을 수 없는 옆구리 통증…냉한·구토 동반도
물 많이 마시고 염분·비타민C 과다 복용 주의
직장인 김모(47)씨는 최근 옆구리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아파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했다. 진단 결과는 '요로결석'. 김씨는 평소 고기를 많이 먹고, 음식을 짜게 먹으면서도 물을 많이 먹지 않는 식습관이 있었는데 이 모든 것이 요로결석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소였던 것. 김씨는 "결석의 크기가 큰 탓에 물을 많이 마셔서 자연스럽게 배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내시경을 이용한 결석 제거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요로결석으로 인한 통증은 출산의 산통, 급성 치수염(치아 내부 염증)으로 인한 고통과 함께 의료계 '3대 통증'으로 불린다. 특히 8월 무더운 여름에는 이런 위험이 더 높아지고, 이런 탓에 환자 수도 가장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집계한 2016∼2020년 월별 요로결석 진료 인원을 보면 1년 중 8월에 환자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무더위 탓에 체내 수분이 땀으로 과도하게 배출, 소변 속 칼슘과 인산염 등이 결석으로 잘 뭉쳐지기 때문이다.
◆출산의 고통과 맞먹는 통증
계명대 동산병원 정원호 비뇨의학과 교수 |
비뇨기 질환인 요로결석은 콩팥에서 만들어진 소변이 요관, 방광, 요도를 거쳐 흘러나오는 길(요로)에 생긴 돌과 같은 응결물(결석)로 인해 소변 길을 막거나 염증을 일으키면서 생기는 것이다. 비뇨의학과 환자의 30%가 요로결석 환자일 정도로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다. 일반적 유병률은 1~20%로 보고되고 있고, 국내의 경우도 생활 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요로결석은 기후, 식사, 인종, 체질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다시 말해 한마디로 그 원인을 규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부갑상선기능항진증, 통풍, 소변의 산성화 등과 같이 신체 대사에 이상이 생길 경우 소변에 칼슘, 수산, 요산 등의 성분이 많이 존재해 돌과 같은 응결물을 만들 수 있다.
증상은 경우에 따라 그리고 부위에 따라 다르지만, 통증이 가장 일반적이다. 통증은 갑자기 칼로 찌르는 듯한 격심한 통증이 옆구리나 측복부에서 생겨 하복부나 대퇴부로까지 이어지고, 자세를 어떻게 바꾸어도 참을 수 없는 탓에 이리저리 식은땀을 흘리며 기어 다닐 지경에 이른다.
이러한 통증은 몇 분 또는 몇 시간 계속되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이내 또다시 나타나기도 하는 등 간헐적 행태를 보인다. 통증이 있을 때는 얼굴이 창백해지고, 냉한, 오심,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뻐근한 통증만 나타나기도 한다. 또 생성된 돌에 의해 혈뇨가 나타날 수도 있다. 이외에 배뇨 이상, 배뇨통의 방광 자극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이 전혀 없이 건강검진에서 발견되기도 하지만, 이 경우 주로 신장 내에서 발견된다.
◆구연산, 요로결석 방지에 도움
요로결석의 발생 여부는 통증의 위치, 양상과 함께 오심, 구토, 복부팽만이나 혈뇨와 같은 동반 증상에 의해 예측하게 된다. 요로결석은 90% 이상에서 칼슘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콩팥요관방광 단순촬영술(KUB·kidney ureter and bladder) 같은 X선 검사로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소변검사에서는 현미경적 혈뇨가 나타난다. 요로결석의 크기와 위치를 보다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서는 예전에는 정맥요로조영술을 시행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비조영 복부전산화단층촬영이 보다 더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어 정맥요로조영술을 대체해 많이 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비조영 복부전산화단층촬영은 방사선 투과성과 비투과성 요로결석을 감별하는 데 도움을 주고, 경과 관찰 동안 요로결석의 비교에도 도움이 된다. 요로결석이 의심되는 임산부는 초음파검사를 우선적으로 하게 된다. 선택적으로 MRI 검사를 이용하기도 하고, 혈액과 소변검사를 통해 요로결석에 동반된 감염이나 기타 이상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요로결석 치료 목표는 '이미 생성된 요로결석을 제거하는 것'과 함께 '요로결석 재발 방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것이다. 요로결석의 성분, 크기, 위치에 따라 그 치료 방법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요로결석의 크기가 4~5㎜ 이하로 작은 경우는 하루 약 2ℓ 정도의 수분섭취로 자연배출을 기대할 수 있다. 요로결석의 크기가 이보다 큰 경우나 자연배출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 체외충격파쇄석술이나 요관경수술과 같은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다.
그런 만큼 작은 크기의 결석이 있을 경우 우선 수분섭취를 충분히 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인 식이요법으로는 소변량이 약 2ℓ 이상 되도록 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다. 특히 기온이 높아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이나 육체적 활동이 많을 때는 충분한 수분섭취가 치료의 한 방법이다.
이와 동시에 염분 섭취는 제한해야 한다. 과다한 염분 섭취는 소변으로 배설되는 칼슘이 많아지고, 요산을 예방하는 구연산이 적어져 오히려 요로결석이 잘 생기게 하기 때문이다. 또 수산과 단백질 섭취도 통제해야 한다. 요로결석의 대부분이 수산화칼슘인 탓에 수산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고, 과다한 단백질 섭취는 소변 내에 칼슘, 수산, 요산이 많아지고 소변을 산성화해 요로결석이 잘 생기게 하기 때문이다. 비타민C 과다복용도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칼슘의 섭취는 제한하지 않는다. 최근 연구 결과 칼슘을 적게 먹는 사람에게서 요로결석이 더 많이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구연산은 요로결석이 생기지 않도록 해주는 만큼 구연산 함유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은 도움이 된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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