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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일부 유독 불룩하다면 지방 아닌 '탈장' 의심해야

2022-08-16

눕거나 손으로 눌렀을 때 돌출된 부위가 들어간다면 탈장일 확률 높아
발병원인, 고령·당뇨 등으로 '복벽 약화' 임신·만성 변비로 '복압 증가'
전체 75% 서혜부 탈장…호르몬 영향 내장지방 높아 남성 환자가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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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장(脫腸)은 내 몸의 장기가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고 돌출되거나 빠져나오는 것을 말한다. 평범한 일상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만성 기침으로도, 무거운 물건을 무리해서 들거나 격렬한 운동을 하다가도, 변비가 있어도 탈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탈장 증상이 있어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탈장의 경우 불룩하게만 나오고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해 환자 대부분이 제때 병원을 찾지 않는다.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장기만 이동하는 것이어서 통증이 없는 데다 장기에 대한 신경은 예민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장기가 붓고 괴사하는 합병증이 생길 수 있는 만큼 탈장 증상이 있다면 제때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했다.

◆탈장, 복벽이 약해지거나 복압 높으면 위험

장기가 원래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고 비정상적인 부분으로 빠져나가는 탈장은 주로 복벽(腹壁·배안 앞쪽의 벽)에서 일어난다. 복벽에 결손이 생기게 되면 그 부분이 풍선처럼 커지고, 그 사이로 장기가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전체 인구의 5% 정도가 탈장을 경험하고, 소아의 경우 10세 미만, 성인의 경우 60세 이상의 고령 환자에서 많이 발견된다.

탈장은 복벽이 약해지는 경우 또는 복압이 갑자기 증가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복벽이 약해지는 경우는 나이가 들어 고령이 되면서 조직이 약해지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또 만성질환인 고혈압, 당뇨 등으로 약을 계속 복용하거나 흡연을 통해서도 약해질 수 있다. 외상, 수술 후에도 복벽이 약해진다. 수술 자체가 우리 몸을 약하게 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수술할 때 출혈 혹은 상처가 감염되면서 합병증 탓에 복벽이 약해질 수도 있다.

복압이 증가하는 경우는 살이 찌면서 내장지방이 늘어나 생기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만성질환 중에 간 질환이나 신장이 안 좋아 복수가 생기는 경우도 복압 증가의 원인 중 하나다. 여성의 경우 임신했을 경우 복압이 증가한다. 만성 변비로 복압 상승이 길게 지속된 경우 탈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또 오랫동안 서 있거나 무거운 물건을 많이 들어 올릴 때 복압이 올라가 탈장이 생기기도 한다.

성인에게 생기는 탈장은 복벽이 약해져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신생아 때에 생기는 탈장은 장기가 자리 잡는 과정에서 틈새가 생기는 경우가 주원인이다. 선천적 요인이라는 건 소아 탈장의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이다.

만약에 배가 전체적으로 나오거나 넓은 범위로 튀어나올 경우는 탈장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탈장은 결손 부위가 아주 돌출되게 불룩 튀어나오는 게 특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돌출된 부분의 크기가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 누웠을 때는 들어가거나 손으로 누르면 들어가는 증상이 발견되면 탈장일 확률이 높다.

◆탈장의 종류는

탈장 중 가장 흔한 것은 전체의 75%가량을 차지하는 서혜부(사타구니) 탈장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서혜부 탈장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4만8천350여 명으로, 남성 환자가 4만2천960여 명으로 전체 환자의 약 88%를 차지했다. 남성 환자 중에서도 60세 이상인 환자는 2만5천350명으로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이었다.

서혜부 탈장 외에도 탯줄이 연결되어 있는 부분이 떨어져 나가면서 두꺼운 막으로 변한 배꼽에서 이뤄지는 '배꼽탈장', 수술을 했을 경우 복벽이 약해져 수술 부위가 탈장되는 '반흔 탈장' 등도 있다.

이런 탈장 치료법은 수술이 유일하다. 탈장은 약해진 결손 부위가 생겨 문제가 되는 탓에 운동을 통해 보강할 방법이 없어서다. 방치하면 점점 커지게 되고 탈장낭이라고 하는 주머니도 커지게 되면서 장이 그쪽으로 들어갈 확률이 높아진다. 그 안에 들어가서 장이 끼이게 되면 장기에 피가 통하지 않게 되고, 결국 장기 괴사까지 일어나게 된다. 이런 최악의 상황이 될 경우 응급 수술을 해야 한다. 그런 만큼 탈장 증세가 있을 경우 괴사 등으로 이어지기 전에 진단을 받아 제때 치료해야 한다.

다만 고령이면서 특정 질환을 많이 가지고 있어 오래 누워 지내는 상황이라면 수술을 하지 않는다. 탈장 수술을 해서 얻는 이득보다 하지 않는 것이 더 안전할 경우에는 수술을 적극적으로 권하지는 않는다.

또 소아 탈장과 성인 탈장은 생기는 원인이 달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다르다. 소아 탈장의 경우에는 닫혀야 할 구멍이 닫히지 않아서 구멍을 닫아주는 수술을 하게 되고, 성인 탈장은 약해진 부분을 보강해줘야 한다. 단순히 구멍을 닫는 것만으로는 강화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는 인공막을 통해 그 부분을 충분히 보강해주는 수술이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탈장 수술을 하고 나서 합병증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상처가 감염되거나 출혈이 있는 등의 일반적인 합병증이 있을 수 있다. 또 서혜부 탈장의 경우 정관 손상 또는 고환으로 가는 혈관 손상으로 고환염이나 고환위축과 같은 합병증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확률적으로 이런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거기다 받쳐주는 힘이 충분하지 못하고 위치를 잘 맞춰주지 않을 경우 탈장은 재발할 수도 있다. 다행히 1% 미만의 재발률을 보이고 있지만, 재발하게 된다면 반드시 수술해야 한다.

이처럼 탈장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평소 체중 조절은 물론이고, 적절한 운동을 통해 우리 몸의 복벽인 조직들을 단단하게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특히 만성질환을 가진 경우라면 증상을 잘 조절할 수 있도록 평소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탈장 환자는 10명 중 9명가량이 남성이고, 남성들은 호르몬의 영향으로 내장지방 비만이 되는 경우가 많고, 배가 불룩하게 나온다. 그렇게 비만이 될 경우 압력이 많이 생기는 탓에 상대적으로 약하고 얇은 복벽을 더 많이 밀어낼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대구파티마병원 전경모 과장(외과)은 "탈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복부비만을 줄이는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과 더불어 항상 내 몸에 관심을 가지고 조금이라도 탈장의 의심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위급한 상황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전경모 대구파티마병원 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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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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