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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전문의에게 듣는다] 관절염·신경통 관리, 궂은 날씨 저리는 삭신…"따뜻하게 해야"

2022-08-30

여름철 강한냉방 피하고 실내온도 25~28℃ 유지
하루 30~40분 적절한 걷기운동 관절건강에 도움
계단 오르내림·쪼그려 앉기·양반다리 등 삼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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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가 쑤신 걸 보니 비가 오려나 보다."

어르신들이 이렇게 말하면 신기하게 비가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어르신들의 날씨 예측 정확성은 경험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관절염 증상의 악화로 인한 경험이다. 이런 탓에 어르신이 아니어도 관절염이나 신경통이 있는 사람은 비슷한 날씨 예측 정확성을 가질 수 있다.

그렇다면 날씨가 흐려지고 장마철이 되면 관절염이나 신경통 증상이 심해지는 이유는 뭘까.

◆날씨와 관절염 악화의 상관관계는

전문의들에 따르면, 기온이 내려가거나 날씨가 흐려지면 관절염이나 신경통이 악화된다. 그 상관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진 건 아니지만, 의학적으로는 △장마철이 되면 대기 환경은 저기압이고 상대적으로 관절 안은 고기압이 되는 탓에 관절이 팽창하게 되어 통증이나 부기가 증가한다 △관절 안의 특수한 조직이 저기압일 때 통증을 더 느끼도록 되어 있다 △기온이 내려가거나 날씨가 흐려지면 관절액의 점도(끈끈한 정도)는 떨어지게 된다. 관절액은 관절 안에서 뼈와 뼈 사이를 매끄럽게 하는 윤활유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흐린 날의 저기압 때문에 관절액의 점도가 떨어져서 윤활유 역할을 제대로 못 하게 되어 관절이 잘 움직이지 못하고 뻑뻑하게 되면서 통증이 심해진다 등의 설명이 가능하다.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통증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있다. 관절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다. 관절을 따뜻하게 해주면 관절의 부기가 어느 정도 가라앉고 혈액순환도 좋아져서 관절통이나 신경통 증상이 많이 완화된다. 또 아침, 저녁으로 따뜻한 물에 손발을 담그거나 반신욕을 하는 것도 좋다. 다만 장마철 후텁지근한 날씨에 에어컨을 너무 세게 작동 시켜 관절을 차가운 공기에 노출 시키는 것은 좋지 않다. 냉방이 지나치면 관절 주위의 근육이나 힘줄이 경직되어 관절통은 아주 심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내온도는 25~28℃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관절이 아프다고 해서 누워 있는 것은 좋지 않다. 관절은 어느 정도 활동해줘야 영양공급이 되어 원활하게 관절이 작동할 수 있고, 관절을 구성하는 물렁뼈는 관절 움직임에 의한 압력 차이로 영양 공급을 받는다. 그런 만큼 날씨가 안 좋다고 하더라도 가벼운 운동을 통해 관절액의 윤활을 시켜주는 것이 좋다. 헬스클럽, 축구, 테니스 등의 과격한 운동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만큼 유산소 운동인 걷기운동 정도가 적당하다. 가장 좋은 걷기 운동 방법은 하루에 30분~40분 정도,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걷고, 무더운 낮시간보다 아침이나 저녁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운동 횟수도 너무 자주 하기보다 일주일에 4~5회 정도가 적당하다.

나쁜 자세나 습관은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계단 오르내리기, 쪼그려 앉기, 양반다리 등은 피하고 일할 때는 되도록 서서 하기보다 앉아서 하는 게 좋다. 쿠션이 많은 낮은 소파보다는 되도록 딱딱하고 조금 높은 의자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 의자에서 일어설 때는 관절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엉덩이를 의자 끝부분으로 이동시킨 후 의자 팔걸이에 두 손을 지탱하면서 일어서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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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동산병원 민병우 교수

◆장마철 낙상에도 주의해야

비가 이어지는 여름철에는 노면이 미끄럽고 실내 습도도 높아 거실이나 방바닥도 미끄러워지기 싶다. 이런 시기에 뼈와 근력이 약하고 관절통, 신경통이 있는 환자, 특히 나이가 있는 환자는 더 위험할 수밖에 없다. 날씨 탓에 야외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고, 더위 때문에 근력도 약화되고 식욕이 많이 떨어진 상황에서 치료에도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 뼈가 약한 어르신들은 낙상하면 엉덩이뼈, 척추뼈, 손목뼈 등에 쉽게 골절이 일어나고 회복되기 어려워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특히 엉덩이뼈가 부러지면 통증 때문에 아예 움직이려 하지 않아 피부에는 욕창이 생기고 심장은 더욱 약해진다.

또 당뇨병, 심장병, 기관지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은 가래를 뱉어내거나 기침을 자주 해주어야 하는데 기침 때마다 골절 부위가 울려 아프니까 기침을 하지 않게 되면서 폐렴이 오게 된다. 또 꼼짝 않고 누워 있는 탓에 위장관의 활동도 떨어져 식욕이 감퇴되고 화장실로 거동할 수 없어 대소변을 가족들이 받아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결국 이런 부끄러운 상황을 막기 위해 음식 섭취를 거부해 결국, 영양실조 상태까지 이를 수 있게 된다. 즉, 노인골절을 방치하게 되면 욕창, 폐렴, 영양실조라는 악순환을 거듭하면서 결국에는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다. 비약이 심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통계학적으로 보면 노인의 경우 뼈가 부러지면 1년이면 25%가 사망하고, 다행히 사망하지 않더라도 살아남은 환자의 50%는 휠체어 신세나 누워 지내는 상태가 된다. 그런 만큼 낙상의 우려가 높은 환경은 제거하고, 실내에서나마 가벼운 운동을 통해 근력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또 평소 관절이 좋지 않거나 근력이 약한 경우는 외출 시에 지팡이 등의 보조기구를 준비해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지팡이 끝도 미끄럽지 않도록 조치할 필요가 있다.

또 여름철에는 무더운 날씨 때문에 입맛이 떨어지기 쉽다. 특히 어르신들의 경우 영양 결핍을 초래해 뼈와 관절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균형 잡힌 영양 섭취도 중요하다. 관절에서 제일 중요한 물렁뼈 손상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비타민C, 비타민E, 베타카로틴, 셀레늄과 같은 항산화 영양소가 많이 함유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또 노인골절의 주된 요인인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 칼슘과 비타민D가 부족하지 않도록 유의하고 과도한 카페인과 술, 담배는 되도록 삼가야 한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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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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