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했던 가계대출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주택시장이 거래절벽에 빠져 있지만 집단대출, 전세자금 수요가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커졌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말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천60조8천억원으로 7월보다 3천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감소세를 보인 은행권 가계대출은 4월(1조2천억원)과 5월(4천억원), 6월(2천억원) 연속 증가한 뒤 7월(-3천억원) 다시 줄었다가 한 달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세자금대출(9천억원)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잔액 792조6천억원)이 한 달새 1조6천억원 늘었다.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266조8천억원)은 1조3천억원 줄어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금융위원회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 대출도 지난달 8천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폭(2조8천억원)이 7월(2조5천억원)보다 커졌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2조1천억원 감소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택 매매거래 부진에도 불구하고 집단대출, 전세자금 수요가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예금은행의 기업 대출은 8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기업의 은행 원화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천146조1천억원으로 한 달 동안 8조7천억원 불었다. 중소기업 대출이 개인사업자 대출 (2조2천억원)을 포함해 5조8천억원 늘었고, 대기업 대출은 2조9천억원 증가했다.
은행 수신(예금) 잔액은 8월 말 기준 2천208조9천억원으로 7월 말보다 8조7천억원 늘었다. 정기예금은 수신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기업 자금 유입으로 21조2천억원 크게 증가했다. 저축성 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수시입출식예금은 15조3천억원 감소했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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