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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지난달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신임 홍보수석에 국민의힘 김은혜 전 의원을, 정책 조율을 위해 신설되는 정책기획수석에는 이관섭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을 내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13일 대통령실 전 직원 조회를 열고 "대통령 입장에서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통령실 전 직원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으로 최근 한 달 가량 이어진 인적 쇄신 이후 '2기 대통령실'을 새로 시작하면서 내부 기강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강당에서 전 직원이 참석한 조회를 열었다. 이날 조회는 오전 9시30분부터 40여 분간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김 실장 모두발언 후 직원들과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김 실장은 대내외적으로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서 공직자로서 국민에 헌신하는 자세를 가져 달라고 거듭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 실장은 김영삼 정부부터 노무현·이명박 정부까지 청와대에서 행정관, 선임행정관, 1급 비서관, 차관급 수석비서관, 장관급 실장을 두루 거친 만큼 선배로서의 조언을 주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은 "대통령실 근무가 다섯 번째인데, 이렇게 여건이 나쁜 적이 없었다"며 경제 위기와 여소야대의 정치적 환경을 함께 언급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여기 어공(어쩌다 공무원)도 있고 늘공(직업 공무원)도 있는데, 각자 대통령 입장에서 생각해 달라"며 "국정 운영에 사명감을 갖고 임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적 쇄신에 대해서도 김 실장은 정치적 의도가 없음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김 실장은 "눈에 보이는 리스크는 리스크가 아니다"라며 "어디서 '짱돌'이 날아올지 모르니 항상 철저히 리스크를 점검해달라"라고도 했다. 즉 이같은 발언들은 '정책 성과'를 당부하는 한편 '내부정보 유출' 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실장은 조회 후 강당을 떠나면서 '오늘 제일 강조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여러분 모두 대통령이 돼라'고 했다"고 답했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도 "(대선 당시) '내가 대통령이다', '내가 윤석열이다' 캠페인을 하지 않았나"라고 거들었다. 이는 대통령실 직원 각자가 주인의식을 갖고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자고 독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진복 정무수석도 "다음에는 대통령도 참석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대통령과 사진 찍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앞서 김 실장은 윤 대통령 취임 100일 이후 대통령실의 상시 조직 개편을 예고했다. 실제로 그동안 390여 명 규모의 비서실을 300명 초반대로 대폭 축소하고 인원을 교체하는 '인적 쇄신'이 이뤄졌다. 또 정책기획수석 신설과 새 홍보수석 영입을 시작으로 비서관급 중폭 교체, 행정관급 50여 명 물갈이 등 강도 높은 인적 교체가 이뤄졌으며, 전날까지 정책기획수석 직함을 국정기획수석으로 바꾸고 국정홍보비서관을 국정기획수석실로 옮기는 세부 조정도 있었다.
다만 이같은 쇄신이 '일단락' 됐다고 보기에는 힘들다는 시선도 나온다. 김 실장이 상시 개편을 언급한 바 있고 인적 교체 대상이 막판 변동되는 등 혼선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달 말까지 인적 교체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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