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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민의 휴식처이자 편안한 안식처인 앞산에 모노레일 설치가 웬말이냐?

20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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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대구 앞산은 담비, 삵, 하늘다람쥐, 황조롱이 등 법정보호종과 650여 종의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자연생태등급 2등급지다.

또한 대구시민의 허파와 같은 역할을 하는 명산으로 생태계의 보고(寶庫)다. 이 같은 앞산에 남구청은 교통약자 이용과 관광 활성화 명분 아래 사업 정당성과 의회 및 주민 의견, 절차 과정을 무시한 채 인공물인 모노레일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 구간은 도시지역 내 자연녹지지역으로 중점검토 대상 지역(도시지역 내 식생보전등급 Ⅵ등급이면서 경사 20도 이상 지역)에 해당한다. 특히, 산사태 1∼2등급지로 산림 훼손 우려가 높고, 인공물과 조명 불빛에 의한 야생동물 이동 제한, 서식 환경 교란 등 생태계 파괴가 불가피하다.

더욱이 국내 관광용 모노레일 55개소 중 도시 자연공원 구역 내에는 설치된 사례가 없다. 예정 노선 구간은 문화재지정구역(2구역) 저촉으로 형상변경 요건 대상은 물론 수천 그루의 수목 등이 울창한 상태인데, 자연환경 파괴가 심할 것이 뻔하다. 특히 앞산에는 산책로처럼 자락길이 만들어져 있어 교통약자를 위한 설치 명분이 낮다.

사업성이 낮아 경제효과도 미미하므로 앞산 구간별 특성을 살린 생태숲이나 테마형 생태체험관 구축을 통해 앞산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는 길이 관광 활성화의 지름길이다. 또한, 고산골에서 강당골까지 왕복 2.8km 구간 모노레일 설치를 위해 당초 사업비 70억원으로 의회 승인을 받아놓고 난데없이 사업목적과 전혀 다른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되어 배정된 기금인 지방소멸대응기금 134억원을 임의 용도 변경을 통해 사업비 130억원 증액까지 꼼수를 부렸다. 남구의회조차 사업 부실을 이유로 모노레일 예산을 삭감했는데 남구청은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지방의회와 주민 의견' 그리고 '절차적 정당성'을 모두 무시한 처사다.

특히 2019년 남구청은 앞산 일대 관광명소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공룡공원~대명동 앞산 맛둘레길(9.2km) 구간에 모노레일 설치 사업을 추진했는데 해당 사업은 당시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공모에서 탈락했다. 이후 대구시 추가 경정 심사에서도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관련 사업이 전면 보류되었는데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강행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더욱이 남구는 재정자립도가 대구 8개 구 가운데 8위이고 전국 69개 자치 단체 중 63위로 꼴찌 아닌가. 청년 사업과 교육, 정주 여건 정비 사업도 아닌, 모노레일 조성에 기금의 절반이 넘는 70억원을 투입한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모노레일 사업이 인구감소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지방소멸기금 운영 목적과 다르게 집행이 될 때 실효성 논란까지 야기될 수 있는 문제로 대구시 차원에서 통제해야 할 것이다.

이밖에 모노레일 이용 시 고산골 공용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는데 지금도 주차공간이 부족해 주민들의 민원이 속출하는 실정이다. 향후 142대분의 주차공간 확보로는 감당조차 불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앞산순환도로와 신천대로의 교통대란은 불 보듯 뻔하다.

결국 모노레일 설치는 환경파괴, 안전, 교통혼잡 등 복합적 문제는 물론 관광객 유치 효과도 불투명하다. 남구청은 '행안부 지침상 예산의 유동은 문제가 없고 다시 우선순위를 정해서 올린 것이지 독단이 아니다'라는 입장이지만, 처음부터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추진한 사업으로 판단되며 모노레일 설치가 어떻게 인구감소 대책이 되는지 되묻고 싶다.

이에 앞산 모노레일 사업 추진을 전면 백지화하고, 남구가 지방소멸대응기금 1순위 사업으로 제출·승인한 문화·관광 분야 취업과 창업 지원 등을 위한 앞산 복합문화시설 조성 사업으로 돌려놓아야 할 것이다. 최초 승인 사업비 70억원으로 앞산 테마형 생태숲 조성 사업으로 추진돼야 한다. 특히 모든 개발사업은 '시민의 안전'과 '공공의 이익'을 우선에 두고 진행해야 하는데 사업 정당성과 의회와 주민 의견 수렴, 절차 과정 무시, 일방적 추진은 있을 수 없다.

김중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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