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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직장인들의 수면 질환

2022-09-27

숙면을 취하려면 소음·빛 차단 중요
수면 패턴 반대 시 광선요법도 도움
졸피뎀 등 수면제 습관적 복용 위험

김광훈(대구 맥수면이비인후과 원장)

일전에 성인들에게 제공되어야 할 적정 수면 시간은 7~8시간이라고 밝힌 바 있다. 60년대부터 시작된 본격적인 수면 연구에 대한 놀라운 결과가 나오기 이전까지, 오래 자는 사람은 게으르다거나 성취욕이 떨어지는 쪽으로 지탄받던 시절이 있었다. 잠자는 동안 우리 몸과 뇌는 휴식하고 상처받은 세포를 새롭게 업그레이드 시켜 준다. 더군다나 낮에 습득한 지식, 정보를 새롭게 저장하고 강화시켜 주고, 나아가 창조적인 상상력까지 증강시켜 주는 렘수면(REM sleep)의 발견은 70여 년 전 왓슨과 크릭이 발견한 DNA의 존재처럼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의 하나가 됐다. DNA 발견으로 의료가 얼마나 발전했는지는 새삼 말해 무엇하겠는가. 아직도 렘수면 연구는 걸음마 수준이나 머지 않아 SF영화의 블랙홀을 통한 공간 이동처럼, 인체 뇌 구조와 렘수면의 비밀이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

기본적인 노동력을 제공하며 직장생활을 하던 과거와 달리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직장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다수의 대중이 공통적으로 인지하던 24시~7시라는 공식화된 수면시간 개념은 사라지고 직역별로 다양한 근무 형태가 생겼다. 야간 배달, 항공기 승무원, 공장이나 의료 시설 교대근무등이 대표적 예이다. 업무량이나 근무 시간에 따라서 잠들기 시작하는 시간이나 수면량 등이 제각각이다. 뇌 안에 있는 오래된 인체 시계에 따라 정해진 시간에 잠자리에 들어서 필요한 만큼 자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먹고 사는 문제의 현실적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뇌의 시교차상핵에 있는 생물학적 시계에 큰 해를 입히지 않고 잘 먹고 잘 잘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생긴다.

본론부터 얘기하면 올바른 수면위생 생활과 적절한 약물사용이 중요하다. 다만 습관적인 수면제 복용은 수면질환의 악순환을 야기할 수 있어 권하지 않는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졸피뎀'은 단순히 잠에 빠지게 하는 것에는 너무나도 효율적이지만,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회복과 자고 난 후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건강한 수면과는 거리가 멀다. 한 번이라도 수면제를 복용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느낌인지 알 것이다. 더군다나 이러한 약물을 정기적으로 복용할 경우 생기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한다. 수면 중 폭력이나, 팔다리를 움직이는 비정상적인 행동, 고함 등의 수면 행동 장애가 바로 약 부작용이라는 사실이다.

두 번째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수면 위생 수칙을 생활화하는 것. 여기에는 약간의 수면에 대한 의학적 상식이 필요하다. 야간에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소음이나 빛 등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빛(햇빛이나 실내등이나 같다)에 노출되면 몸속에서 수면 전령사인 '멜라토닌'의 분비가 줄어든다. 당연히 자리에 누운 후 잠에 빠져드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실내 온도도 낮시간에 비해 다소 시원한 편으로 해 두는 것이 숙면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면 3시간 전까지 과격한 운동을 삼간다든지, 카페인, 술 등을 금하는 것은 상식이다.

교대 근무자의 원활한 숙면을 위해서는 특별한 몇 가지 미션도 있다. 잠을 유도해주는 멜라토닌의 야간 분비를 위해 기상 후 30분간의 광선요법(출근길에 햇볕 있는 곳으로 걷든지 따뜻한 벤치에 할 일 없어 앉아 있어도 좋다), 반대로 퇴근 후에는 가능한 바로 귀가해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이때는 햇볕을 차단하는 선글라스 등을 착용 후 각성을 최대한 줄인 상태에서 귀가하는 것도 하나의 팁이다. 1~2주간의 교대 근무가 바뀌는 시점에서 입면에 힘든 경우는 멜라토닌 약물을 자기 전에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교대근무 순번을 고려할 때는 낮-오후-밤 근무 순으로 시계방향으로 짜는 것이 수면에 적응하기가 용이하다.

이렇듯 밤낮으로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불구하고 잠들기가 힘들거나(입면장애), 자주 깨거나(코골이, 무호흡증), 낮졸림증상(과수면증, 기면증)등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 다양한 수면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수면전문의와 상담 후 자면서 검사하는 수면검사를 통해 적절한 해결책을 모색해 봐야 한다. 인생의 1/3을 건강한 잠으로 보내지는 못할지언정 정상적인 수명을 단축할 수 있는 나쁜 수면 습관은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면검사를 통해 나쁜 수면 습관이 없는지 한번 돌이켜 볼 필요는 있다.
김광훈(대구 맥수면이비인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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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훈 대구 맥수면이비인후과 원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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