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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맘 상담실] 아이와 함께하는 사이버폭력 예방…"평소 바른 언어습관 갖도록 정기적 대화해야"

2022-10-03

불안한 기색으로 휴대폰 자주 확인·과도한 기기 사용요금 등
폭력 상황에 노출됐을 시 빨리 알아차리는 게 가장 중요
도움 요청·신고 기관 연락처 평소에 알려주는 것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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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한 초등학생이 메신저 프로그램을 이용해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코로나19 등으로 사이버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지면서 사이버폭력에 노출될 위험도 높아진 만큼 부모들은 아이의 SNS개정의 첫 화면이 갑자기 비어 있거나 우울하고 부정적인 내용이 있을 경우 관심을 가지고 대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끝도 없이 계속 욕이 올라오니까 너무 힘들어요" "언제 어디에서 퍼지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더 두려워요" "익명성 때문에 더 쉽게 생각하는 거죠. 나쁜 일인데". 사이버폭력을 겪은 아이들의 이야기다. 더욱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이버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여기서 일어나는 사이버폭력도 덩달아 증가하는 분위기다. SNS 등 사이버공간에서 이뤄지는 소통이 대면 대화보다 더 흔한 세대인 탓에 이곳이 폭력의 공간으로 변할 경우 이들이 받는 충격은 더 크고 위험할 수밖에 없다. 특히 오프라인 공간에서 이뤄지는 일반적인 학교폭력과는 달리 사이버폭력의 경우 은밀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아이가 피해를 보고 있는지를 학부모는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이버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이 있는지 등에 대해 현직 교사의 조언을 들어보자.

Q: 사이버폭력은 어떤 특징이 있나.

A: 사이버폭력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성폭력 및 따돌림 등으로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보는 것을 말한다. 사이버폭력은 시간과 공간의 제한이 없고 파급력도 크다. 또 언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진과 영상 등이 매개 도구가 될 수 있다. 여기에 은밀하게 이뤄져 발견이 어렵고, 사이버폭력의 기록(흔적)이 복제되어 확산되는 지속성의 특징이 있어 신속한 대응이 어렵고 후유증이 동반되어 재발 가능성이 높다.

△비대면 사이버공간에서 일어나 매우 개인적이고 은밀하게 발생 △시간과 공간적 제한 없이 사이버폭력이 행해지거나 지속적으로 노출 △익명성을 이용해 다수의 가해자가 손쉽게 사이버폭력에 가담 △사이버공간의 자료는 무한복사와 빠른 전파성으로 자료의 완전한 삭제가 어렵고 피해 기록이 오랫동안 남아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도 평생 기록에서 자유롭지 않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Q: 사이버폭력 피해를 부모가 알아차릴 수 있는 힌트가 있나.

A: 자녀가 사이버폭력 상황에 노출되었을 경우 빨리 알아차리는 게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자녀의 SNS 계정의 첫 화면이 갑자기 비어 있거나 우울하고 부정적인 내용으로 바뀐 경우 △평소 사이버공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자녀의 SNS 계정이 사라진 경우 △불안한 기색으로 스마트폰을 자주 확인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 △용돈을 많이 요구하거나 스마트폰 등 온라인 기기의 사용요금이 지나치게 많이 나올 때 △부모가 자신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을 만지거나 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 △온라인에 접속한 후 문자메시지나 메신저를 본 후에 당황하거나 정서적으로 괴로워 보이는 경우 △사이버상에서 이름보다는 비하성 별명이나 욕으로 호칭되거나 야유나 험담이 많이 올 때 △컴퓨터 혹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지나치게 많아지는 등의 징후가 보이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뒤 자녀와 이야기를 나눠봐야 한다.

Q: 사이버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부모는 무엇을 해야 하나.

A: 학부모가 사이버폭력으로부터 자녀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우선 가정에서 사이버폭력에 대해 정기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게 좋다. 자녀와 함께 사이버폭력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이슈들에 대해 자주 대화를 나누고, 부모가 사이버폭력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 또 평소에 대화를 통해 자녀들이 바른 언어습관을 기르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과도한 욕설, 과도한 줄임말, 은어 등을 자주 사용하는 것을 보게 되면, 아이의 잘못된 언어사용에 대해 아이 스스로 자신의 언어습관이 남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가를 알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자녀들의 온라인 활동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검색엔진의 검색창에 자동완성 기능을 활성화해 자녀가 무엇을 많이 찾아보는지를 살펴보고, 자녀가 어떤 활동을 주로 하고 있는지를 확인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사이버폭력 신고 방법과 피해 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기관에 대해 알아둔 다음 사이버폭력을 당했거나 다른 사람이 당한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신고할 수 있는 기관의 연락처를 평소에 확보하고 자녀에게 알려주는 것도 좋다. 자녀들이 직접 해결하려 들지 말고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도록 조언하는 것도 필요하다. 아이들이 사이버폭력 피해를 보았을 때 본인이 직접 맞서 싸우거나 다른 친구들과 힘을 합쳐 대항하려고 하는 행동은 자칫하면 새로운 폭력을 낳는 경우가 많음을 사전에 교육하는 게 좋다. 현실에서 얼굴을 마주 대했을 때에 하지 못할 말이나 행동은 사이버공간에서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지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Q: 사이버폭력 예방을 위해 자녀와 이야기 나누고 싶을 때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A: "만일 너의 친구에게"라는 말로 대화를 시작해 보자. "만약 친한 친구가 사이버폭력을 당했다면 어떤 말을 들으면 위로가 될까. 가해자 앞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게 좋을까"를 물어보자. 친구의 문제라는 맥락은 피해를 직접 다루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대화가 원활하게 될 수 있다. 자녀가 주도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대처 방법을 가르치거나 조언하기보다 스스로 효과적인 대안을 생각해 내도록 이야기에 집중하고, 핵심사건과 감정 그리고 입장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판단하지 않고 수용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경청의 자세가 필요하다.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이며 자녀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할 때 자녀는 더 진솔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자녀가 때로는 해결이 어려운 문제를 말할 수도 있다.

그리고 아이와의 대화에 앞서 부모 스스로 준비를 해야 한다. 부모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만 자녀의 마음을 충분히 안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해결은 긴 과정일 수 있고 일상을 잘 견디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폭력은 큰 트라우마를 남길 수도 있다. 또 자녀가 혼자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만큼 관심과 면밀한 관찰로 아이들을 지켜줘야 한다.

글·사진=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박은혜 대구금계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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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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