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77주년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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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20代 순이동률, 평균의 3배
고학력·고숙련자 비중 높은편
대구 소재 대학 졸업한 20~40대
3명 중 1명은 타지역서 첫 취업
청년 취업 줄고 고령 비중 늘며
지역 고용안정성 저하하는 추세
2012년 이후 최근 10년간 20대 순이동 인구를 합산해 보면 20대 인구 6만6천529명이 대구를 떠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0년 순유출 인구 규모가 감소했으나 다시 느는 추세다. 올해 2분기 기준 대구 이동인구 3천181명 중 과반수인 1천628명이 20대였다. 청년인구 유출은 단순히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드는 것을 넘어 지역 경제를 위축시키는 주요인이다. 저출산·고령화 영향으로 인구감소가 현실화하면서 청년인구 이동은 지역의 명운을 가르는 중요한 사안이 됐다. 청년인구 유출의 원인을 정밀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해 봤다.
◆기회를 찾아 수도권으로 몰리는 지역 청년들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인구 집중은 가속화되고 있다. 2020년을 기점으로 자연인구 감소가 시작됐지만 수도권 집중도는 오히려 높아졌다. 지난해 전체 인구 중 50.4%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국토 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대한민국 인구 절반 이상이 정주하는 셈이다.
국토연구원이 인구감소지역을 떠난 청년이 향한 곳을 조사한 결과 경기(14.7%), 서울(14.8%)로 유입된 인구가 가장 많았다. 특히 유출 인구 가운데 고학력 및 고숙련 직종 종사자 비중이 높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유출인구의 55.1%가 대학 졸업 이상 학력을 갖고 있다. 직종별로는 전문업 관련 종사자(14.5%), 사무종사자(8.5%), 서비스 종사자(4.1%), 장치·기계 조작 및 조립종사자(3.6%) 순이다.
청년들이 대구를 떠나 수도권으로 향하는 현실적 이유는 뭘까. '기회'라는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겠다. 원하는 일자리와 교육기관 등이 수도권에 분포해서다. 특히 교육과정을 마치고 사회에 발을 내딛고 정착하는 과정에서 지역의 성장 가능성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 기대 수준에 부합하는 임금 수준과 고용안정성, 근로환경 등 젊은 층이 선호하는 직장을 지역에선 찾을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세대 변화에 따른 고용구조 변화도 가속화
4차 산업혁명,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고용구조는 급변하고 있다. 대구는 섬유·자동차 부품 등 주력 제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지만 성장에 따른 취업자 증가를 뜻하는 고용 흡수력은 저조하다.
세대가 변하면서 종사하는 직업군도 달라졌다. 한국은행 대구경북지역본부가 올 상반기 개최한 '2022 대구경북 지역경제 세미나'에서 제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 대구지역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직업군은 전문가, 사무종사자, 판매 종사자 순으로 나타났다. 2010년 장치·기계조작원이 3위였으나 판매종사자로 대체됐다.
특히 대구에서 대학을 졸업한 MZ세대의 33.7%는 수도권을 포함한 타 지역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 소재 대학 졸업자 중 현 직장이 대구인 MZ세대 비율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44.5%에 불과했다.
이는 지역 고용 지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취업자 수는 줄어드는 반면 경제활동을 단념한 비경제활동인구는 늘었다. '경제의 허리'인 30~40대 취업자 비중은 감소하는 반면 60세 이상 고령 취업자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김용현 대구경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령, 성별, 학력 등 지역 취업자의 주요 인구구조적 특성이 변화하고 있다. 300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 비중이 감소하는 등 고용안정성도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전 사업에 걸친 변화 국면에서 기존 '따라잡기식' 기술 모방이 아닌 노동생산성 제고를 통한 선점자적 위치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신성장산업으로의 전환과 일자리 창출의 연결고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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