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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덕기자<경북부> |
민선 8기 출범 후 경북도·구미시가 '반도체 특화단지'와 '방산혁신클러스터'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반도체와 방위산업은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는 만큼 두 기관이 '원 팀'을 이뤄 사업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최근 반도체·방위산업 대기업의 구미 투자도 잇따르면서 사업 유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선 SK실트론이 지난달 말 300㎜(12인치) 실리콘 웨이퍼 증설을 위해 8천550억원을 구미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 중 경영환경을 고려해 4천억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3월 발표한 1조495억원까지 합하면 무려 2조3천억원을 구미에 쏟아붓는 것이다. 구미산단 역대 최대 규모로, 직원도 1천명 이상 채용한다.
앞서 지난 7월에는 LG이노텍이 구미에 1조4천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생산 시설을 신설하고 카메라 모듈 생산 시설을 증축하기로 했다. 1천여 명의 직·간접 신규 고용을 창출할 전망이다.
국내 대표 방산기업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도 구미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 한화시스템은 12일 구미시청 강당에서 경북도·구미시와 MOU를 체결하고 향후 3년간 2천억원을 구미사업장에 투자하기로 했다. 250명 이상의 고용 창출도 예정돼 있다. LIG넥스원도 2025년까지 1천100억원을 구미 1·2공장 증설에 투자해 첨단 무기체계 구축 및 다양한 무기체계 사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150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하며, 추가 투자도 예상된다.
두 사업 유치와 관련한 경북도·구미시의 당위성과 명분은 차고도 넘친다. 구미는 5산단이라는 대규모 투자 입지를 비롯해 풍부한 공업용수, 안정적인 전력, 다수의 반도체·방산 기업, 마이스터고 및 국립대 반도체 인력 양성,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예정지와 가까운 거리 등이 강점이다. 또 삼성·LG·SK·코오롱·한화 등 글로벌 대기업의 생산 거점이며, 제조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구미는 2000년부터 2009년까지 기초지자체 중 수출 1위를 지켰으나 2010년 충남 아산에 추월당하면서 현재 7위로 크게 하락했다. 수출도시 구미의 위상이 바닥에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구미시가 반도체 특화단지와 방산혁신클러스터 유치에 성공할 경우 산업도시로서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경북도·구미시가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조규덕기자<경북부>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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