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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사태 일주일…'데이터 보호대책·플랫폼 독과점' 과제 남아

2022-10-24
카카오 사태 일주일…데이터 보호대책·플랫폼 독과점 과제 남아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입구. 연합뉴스
'카카오 사태'의 휴유증이 계속되고 있다. 카카오 서비스 오류가 발생하면서 대부분 지난 주말 일상이 마비되는 경험을 했다. 복구가 지연되면서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나흘 만에 대표이사가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국민 메신저이자 국내 플랫폼 경제를 선도하던 카카오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데이터 보호 대책과 플랫폼 경제의 부작용 등 이번 사태가 남긴 과제도 적지 않다.

 

◆ 카카오 사태, 무엇이 피해를 키웠나?

카카오 관련 서비스는 90시간이 지나서야 정상화 수순에 접어들었다. 2010년 카카오톡 출시 이후 최악의 사례다.

 

데이터 센터 내 화재는 카카오 사태의 단초가 됐다. 지난 15일 오후 3시33분쯤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캠퍼스 A동 지하 3층 전기실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전력이 차단되면서 서비스가 중단됐다. 데이터센터 운영을 맡은 SK C&C와 카카오는 화재 인지시점, 전력차단의 책임 소재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카카오의 대응이 미비했다는 데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같은 데이터 센터를 이용했던 네이버의 경우 이틀 만에 대부분의 서비스가 정상화됐다. 가장 큰 차이는 자체 데이터 관리 체계였다.

 

네이버는 지난 2013년 강원 춘천에 데이터센터를 세웠고 현재 세종에도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을 진행 중이다. 토지 매입, 시설 설비 및 운용 등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야 했으나, 데이터 분산을 통한 안정성 확보를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한 글로벌 IT기업들은 여러 지역에 데이터 센터를 두고 있다. 실시간 백업 시스템 운용을 통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는 것.

 

반면, 카카오는 지난 2020년 자체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을 발표했으나 아직 운영 중인 곳은 없다. 판교 데이터 센터에 서버가 집중돼 있는 탓에 전원 차단으로 서버가 작동 멈추자 모든 서비스가 중단된 것으로 분석된다.

 

박한우 영남대 교수(언론정보과)는 "가장 중요한 건 이용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플랫폼이 화재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이 미흡했다. 사전에 데이터 보호를 위한 충분한 대비책을 세웠어야 했다"고 말했다.

 

◆ 외연 확장에 집중하며 놓친 사회적 책무

플랫폼 시장 독과점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10여년 만에 100개 이상 계열사를 둘 만큼 외연확장에 집중하면서 이에 걸맞은 내실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태로 카카오톡은 물론 다음·카카오메일·다음메일·카카오맵·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카카오T·카카오페이지·카카오웹툰·멜론·카카오게임즈 등 다양한 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졌다. 일상에 깊숙히 스며든 플랫폼의 영향력을 체감하는 계기가 됐다.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참여연대는 지난 20일 긴급 좌담회를 열고 "정부는 플랫폼의 공공재 역할에도 불구하고 규제와 책임강화에는 뒷전이었다. 자율규제 정책을 폐기하고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과 플랫폼 반독점법 입법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21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날 '플랫폼 독과점에 특화된 제도 개선 및 법 집행 강화 방안'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카카오 사태는 시장 내 경쟁 압력이 없는 독점 플랫폼이 혁신 노력과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한 것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며 "카카오 사태에 따른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문제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공정한 경쟁기반 확보 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학계와 논의 등을 통해 주요 쟁점에 대한 균형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단계이고 연말까지 지침을 제정할 예정"이라며 "지침이 마련되면 법 집행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IT 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을 때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리며 통신, 교통, 금융까지 생활 전반에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불편이 더 커졌던 것 같다"면서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그만큼 사회적 책무도 가져야 하는데 아쉬운 면이 많다. 데이터 백업, 보안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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