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동남아 순방 마지막 날 다자 외교전 강행군
한중 정상 첫 대면회담…양국 정례 고위급 대화 추진 제안
尹, G20 참석 "연대·협력으로 식량·에너지 위기 해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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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발리 캠핀스키호텔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첫 번째 세션(식량·에너지·안보)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동남아 순방의 마지막 날을 맞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제17차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및 한·중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특히 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대면 정상회담은 한중 관계 개선 및 북핵 문제 논의 등 주요 의제가 있는 만큼 관심을 모았다.
◆소통개선·북한문제 논의된 한중정상회담
윤 대통령은 이날 발리의 한 호텔에서 시 주석과 한중관계 발전 방향, 한반도 문제, 역내·글로벌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양 정상은 한중 양국의 교류와 협력이 1992년 수교 이래 비약적으로 성장해 왔다고 평가하고,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상호 존중과 호혜·공동이익에 입각해 더욱 성숙·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입장을 같이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보편적 가치와 규범에 기반하여 국제사회의 자유·평화·번영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외교 목표"라며 "동아시아와 국제사회의 자유·평화·번영을 증진하는데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만큼 한중 양국이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팬데믹과 글로벌 경기 침체, 기후변화와 같은 문제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한중 양국 간 고위급 대화를 정례적으로 활발히 추진해 나가자고 했다. 또 양 정상은 한중 FTA 2단계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자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민간 교류, 특히 젊은 세대 간 교류를 확대해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에 시진핑 주석도 한중 국민 간 인적·문화 교류에 개방적 자세를 갖고 있다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전례 없는 빈도로 도발을 지속하며 핵·미사일 위협을 고조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인접국으로서 중국이 더욱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한중 양국이 한반도 문제에 공동이익을 가진다고 언급한 뒤 "평화를 수호해야 하며, 한국이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특히 시 주석은 우리의 담대한 구상에 대해 "북한의 의향이 관건"이라고 하면서 "북한이 호응해 온다면 담대한 구상이 잘 이행되도록 적극 지지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G20에서 尹 "보호주의 지양…연대협력 제안"
윤 대통령은 이날 17차 G20 정상회의의 '식량·에너지 안보' 및 '보건' 세션에 참석했다. 이번 G20 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은 '함께하는 회복, 보다 강한 회복(Recover Together, Recover Strong)'을 주제로 16일까지 이틀간 △식량·에너지 안보 △보건 △디지털 전환 등 3개 의제를 놓고 논의했다.
먼저 식량·에너지 안보 세션에서 윤 대통령은 글로벌 식량·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해 과도한 보호주의를 지양하고 연대와 협력을 꾀하자고 제안했다. 대통령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먼저 2008년 제1차 G20 정상회의에서 한국이 당시 제안한 '무역과 투자 장벽의 동결(standstill)'에 모든 회원국이 동참했던 것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식량·에너지 분야에서 과도한 보호주의를 자제해야 한다"며 "글로벌 식량·에너지 가격 안정을 저해하는 불합리한 수출·생산 조치가 없도록 회원국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식량·에너지 분야에서 '녹색 전환'의 중요성도 강조한 뒤 "확고한 연대와 협력의 정신으로 식량·에너지 위기를 해결하자"고 말했다.
이후 '보건'을 주제로 열린 두 번째 세션에서 윤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G20 차원의 공조 성과에 대해 평가하고, 글로벌리더들에게 국제 보건 연대에서 대한민국의 역할과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보건 분야에서도 '자유의 소중함과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다른 팬데믹으로부터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를 지키는 것은 국제사회의 연대에 달려 있는 만큼 자유의 가치를 공유하는 전 세계 시민들 간의 연대를 강화하고 확산하는 데 대한민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독일, 네덜란드 등 각 정상들과 환담
이날 윤 대통령은 G20 회의 참석을 계기로 각국 정상들과 인사를 나누고 환담을 가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캐나다와 독일, 네덜란드 총리 등은 윤 대통령에게 이태원 참사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또한 인도의 모디 총리는 윤 대통령을 만나 양국 간 경제 협력과 한국 기업의 인도 진출이 확대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주의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는 의사와 함께 윤 대통령의 인도 방문 초청도 이뤄졌다.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도 한국과의 경제 협력이 강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영국의 수낙 총리에게 취임을 축하한다고 인사했으며, 수낙 총리는 감사의 뜻을 표했다. 또 수낙 총리는 재무장관 시절부터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호주 총리, 이탈리아 총리, UAE 대통령, 스페인 총리, 튀르키예 대통령,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등 많은 국가의 정상과 EU 집행위원장, IMF 총재, 세계은행 총재 등과도 인사를 나눴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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