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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대구은행 제2본점에서 영남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한 벤처캐피털리스트이자 싱가포르국립대학교 경영대 초빙교수인 이인씨. |
이인 싱가포르국립대학교 경영대 초빙교수가 대구를 찾았다. 대구 출신인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벤처캐피털리스트로 활동하며 7개 사의 나스닥 상장을 성사시켰고, 100여개 기업을 매각한 인물이다. 벤처창업 컨설팅 전문가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지난 1일 이 교수는 최근 출간한 '무빙(Moving), 점을 연결하는 이야기' 북 콘서트를 대구은행 제2본점(북구 침산동)에서 열었다. 본 행사에 앞서 이 교수를 잠시 만났다.
고향인 대구를 떠나 머나먼 미국땅에서 성공한 투자자이자 작가로 돌아온 그의 소회는 남달라 보였다. 이 교수는 "수많은 나라와 도시를 다녔지만 내가 태어나고 자란 대구는 눈 감는 날까지 결코 잊을 수 없다. 고향 후배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너무 기쁘다. 꿈을 가진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무빙'이란 책은 자신이 걸어온 과정을 정리하면서 독자와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취지에서 준비했다고 한다. '움직임'이라는 뜻은 △'공간'의 이동 △하는 '일'의 변화 △'마음'의 끌어당김 등 세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고 했다.
대구경제 잠재력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창업 환경은 어디나 비슷하고 나름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어디서나 유망한 기업을 키워낼 수 있다"며 "인터넷으로 모든 세상이 다 연결돼 있다. 대구에서도 세계적인 기업과 CEO가 탄생할 수 있고 본다. 다른 도시에 비해 대구는 창업하기 좋은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했다.
창업가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 교수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대해 확신을 갖도록 이를 반복해서 상기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경영인이 모든 업무에 다 관여하기보다 분야별로 좋은 인재를 고용한 뒤 믿음을 주고 업무를 맡겨야 발전이 있다. CEO가 할 일은 따로 있다"고 말했다.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조금은 엄격한 조언도 들을 수 있는데 이를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쓰디 쓴 조언도 개방적으로 수용하고 건설적 방향으로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면서 "어제보다 1%씩만 잘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면 예상보다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꿈과 열정만 갖고 무작정 창업에 뛰어드는 젊은이들에 대해선 "철저한 계획과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력을 갖춰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 교수는 "없는 것을 만들어 내야 하는 벤처 기업에 있어서 '자생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항상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고 끊임없이 연구개발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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