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대근 (구미시 선산출장 소장) |
"후진국은 공업 발전으로 중진국으로 올라설 수는 있으나 농업 발전 없이는 결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197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경제학자 사이먼 쿠즈네츠가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세계적으로 농업은 인류가 지구상에 태어나 가장 먼저 시작한 원시산업(原始産業)이자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국민의 먹거리 생산에 가장 중요한 산업이다.
그러나 현재의 우리나라 농업은 농촌 고령화 문제와 높은 노동 강도로 청년 인구 유입이 힘든 구조적 문제로 다른 산업에 비해 생산인구 절벽이 심각해져 농촌 인력 부족 문제는 드디어 고질적인 사회 문제가 된 상태다.
어렵고 힘들고 수익성이 낮은 농업이 아닌 다른 일자리를 찾아 농촌을 떠나는 사람이 점차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당면과제를 해결하면서 미래 먹거리와 에너지 위기 상황을 모두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면서 동시에 미래농업의 핵심과제로 떠오른 것은 농업과 ICT가 융합된 스마트팜이다.
지구 환경을 존중하는 스마트팜(Smart Farm)은 비닐하우스, 유리 온실, 축사 등에 첨단 ICT를 접목해 원격 자동으로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 관리할 수 있는 지능화된 시설농장을 뜻한다. 온도, 습도, 일조량 등 농작물의 생육 정보와 환경정보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생육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는 농산물의 생산량 증대는 물론 노동시간 절감을 통해 농업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고 농촌 고령화에 따른 인력난도 자연스레 해결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스마트팜은 노동력, 에너지, 영양분 등 농업 자원을 적게 투입하더라도 농산물의 품질과 생산성은 더 높일 수 있다.
지난해 세계 스마트팜 시장은 148억달러(19조5천억원)에서 2025년에는 220억달러(29조180억원)로 매년 9.8%씩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는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자체 시스템 개발 노력으로 농업 생산성 향상과 경비 절감에 목표를 둔 스마트팜 시장 선도에 나선 상태다. 환경 농업문제에 훌쩍 다가선 선진국과 달리 소규모 노지 농업 위주의 우리나라는 미국과 같은 정밀 농업, 네덜란드와 같은 첨단 유리 온실 기반 스마트팜 적용은 구조적 기후환경으로 적합하지 않은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4차 산업혁명, 데이터 농업을 표방하는 급변한 환경변화 상황과 국내 농업의 특성을 최대한 반영한 새로운 스마트팜 정책 발굴을 실행할 필요가 있다. 평범한 지자체와는 달리 스마트팜의 필요성과 확산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구미시는 구미형 스마트팜 육성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우선 시설채소 분야는 스마트팜 기술보급과 ICT 장비를 이용한 기후변화 대응 해충 조기 예찰, 다양한 정보제공, 스마트팜 ICT 융복합 확산사업 등 스마트농업 기술개발과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아직은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지만, 지역특화 임대형 스마트팜 조성 공모사업에 도전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청년 농부 육성에 따른 인구 유입 확대에 이바지를 기대하고 있다.
지역농업이 처한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스마트팜 농업 법인 육성, 스마트 산지유통센터가 활력을 찾는 스마트 농업생태계 조성 등 새로운 농업기반 구축으로 스마트팜 농업의 조기 정착을 희망한다.
지대근 (구미시 선산출장 소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