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산안 처리 시한 하루 앞두고 강대강 대치 이어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4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 협상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15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의 '강 대 강 대치'는 계속되고 있다. 여야의 '치킨게임'이 이어지면서 헌정사상 최초의 야당 단독 예산안 처리 가능성까지 대두되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이 협상안을 가져오지 않으면 자체 수정 예산안을 15일 제출하겠다며 최후통첩을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가리려 예산안을 인질로 잡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오전 별도의 회동을 하지 않은 채 협상 교착의 원인을 상대측에 떠넘기며 버티는 중이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이날 SNS에 "(민주당의 초부자 감세 논리는) 말이 안 되는 소리다. 기업의 부담을 줄여줘야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고 우리 아이들의 일자리가 생긴다는 것은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얘기"라며 "민주당은 그 사실을 가리기 위해 새해 예산안을 인질로 붙잡은 채 궤변에 궤변을 거듭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정우택 국회부의장도 "민주당이 예산 처리를 늦춰 민생을 옥죄고 국정을 방해하면 이재명 범죄 혐의 뉴스도 물타기 할 수 있고 결국 민주당에는 이익이라고 여기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와 여당이 경직되게 협상에 나오는 데는 윤석열 대통령의 가이드 라인이 있기 때문"이라며 직격했다. 이어 "삼권분립의 경기장에서 '레드카드'를 받을만한 상황"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양보할 차례다. 오늘(14일)까지 최종 협상안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끝내 '윤심'을 따르느라 민심을 저버린 채 국회 협상을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를 저지하고 국민 감세를 확대할 수 있도록 자체 수정안을 내일(15일) 제출하겠다"고 경고했다.

예산안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도 헛돌고 있다. 민주당은 참사 희생자 49재인 16일 전 특위가 본격 가동돼야 한다며 '개문발차'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선 원인 규명 후 조치'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야당은 예산안엔 한발도 물러설 수 없다고 버티면서 국정조사만큼은 정해진 시간을 어기고 신호 위반을 해가며 개문발차를 하겠다고 야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야 3당은 국민의힘이 국정조사특위 개최를 끝까지 거부한다면 야당 단독 개최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한편, 정치권은 야당이 예산안 및 국정조사특위 개최를 단독으로 처리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큰 만큼 15일 여야의 극적 타결 또는 표결 시한 연장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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