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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모임 '새로운미래 혁신24'(새미래) 강연에서 김기현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원 투표 비율을 높이는 것을 두고 당권 주자들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김기현 의원은 당 내 공부 모임 '혁신24 새로운 미래'(새미래)를 개최한 후 기자들과 만나 "선수가 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게 적절하지 않아서 원론적으로 당원 의사 잘 반영하면 좋겠다고 말해왔고 지금도 그렇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당원 투표 비중을 높이는 것에 긍정적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당심 확대를 옹호하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다만 최근 '룰 변경' 문제로 당 내부적으로 불협화음이 나오자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장제원 의원과 전당대회 연대(김장연대)와 관련한 질문에도 "답변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장 의원과 연락 여부'에 대해서는 "장제원 의원을 포함해서 여러 의원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고 장 의원이 가진 역량이나 해야 할 역할도 의미가 있어서 그 점도 잘 녹이겠다"고 답했다.
이날 같은 모임에 참석한 당권 주자 안철수 의원은 당원 투표 비율을 높이는 것에 반대의 뜻을 명확하게 밝혔다.
모임 후 기자들과 만난 안 의원은 당원 투표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 "비당원 지지층 의견을 반영할 통로를 완전히 없애면 총선 때 당원이 아닌 지지층에게 어떻게 호소할 수 있나"라며 "그런 사람들(당원이 아닌 지지층)의 의견을 반영하는 당 대표를 뽑는 게 맞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현재 당원과 여론조사 비율이 7대3인데, 역선택 방지조항을 적용하면 비당원 국민의힘 지지층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오히려 민심 비율을 25%로 올리고 있는데, 우리 당은 반대로 민심이 앞서고 있는데도 이를 역행하는 건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김장연대'와 관련한 질문에 "정치인 간에 전당대회와 관련해서 서로 협력하는 관계일 수 있다. 시간이 가면서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답했다.
전대룰을 두고 당권 주자 간 신경전이 벌어지자 당 지도부는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무게는 룰 개정 쪽으로 기울고 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룰 개정 관련 질문을 받자 "40대 이하 당원이 30% 정도 된다"며 "책임당원 100만명 시대에 그 정신에 걸맞게 당원들의 권한과 역할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 위원장은 지난 12일 부산 지역 당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100만 책임당원 시대'를 거론한 바 있다. 정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전당대회 룰에서 당원투표 비율을 높이겠다는 뜻을 거듭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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