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동촌유원지 오리배 선착장에서 관리인이 오리배를 청소 중인 모습. 영남일보DB
지난 2013년 철거되기 전 도심 흉물로 남아있던 대구 동구 동촌유원지 케이블카 모습. 영남일보DB
1964년 설치된 대구 동구 동촌유원지 케이블카는 수 십년간 금호강을 가로지르며 시민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대구시민의 추억이 담긴 이 케이블카는 2009년 10월 허가가 취소됐다. 이후 녹이 쓴 채 흉물로 방치되다가 2013년 철거됐다.
이 케이블카의 흥망성쇠는 동촌유원지 역사의 축소판이다. 동촌유원지는 1965년 2월 유원지로 결정됐다. 1969년 기존 78만5천㎡→159만㎡로 규모를 2배 가까이 확장했다. 1970·1980년대엔 청년들의 낭만이 가득한 장소로 큰 주목을 받았다. 신혼부부들이 강물을 바라보며 미래를 기약했었다. 유람선을 함께 타며 여가를 즐기는 모습도 흔치않게 볼 수 있었다.
영원할 것만 같던 동촌유원지에도 시련이 찾아왔다. 유원지 면적이 각종 개발과 정책 변화 탓에 점차 축소됐다. 1987년과 1988년엔 각각 초등학교, 고교 부지가 빠져나갔다. 1994년엔 공군 관사 부지와 도로확장, 주택지 조성사업 지구 등으로 부지가 제척됐다. 그 뒤로도 일몰제로 인해 유원지 부분 실효 등으로 크게 위축됐다. 현재는 37만8천㎡까지 시설면적이 쪼그라들었다.
최근 쇠락세가 완연하던 동촌유원지는 다시금 부활을 꿈꾸고 있다. 유원지 내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다각도로 펼쳐지고 있어서다.
그 중심 프로젝트가 대구시의 '금호강 르네상스사업'이다. 금호강을 중심으로 각종 개발계획이 구상되고 있다. 동촌유원지 일원이 핵심 사업지로 포함됐다.
금호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전체 사업비만 5천400억원에 달한다. 동촌유원지엔 '명품하천 조성사업'이란 수식어와 함께 45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생태수로·사계절 물놀이장 등 다양한 인프라를 조성한다. 생태-문화-관광이 한데 어우러진 공간으로 변모시키는 게 골자다.
일부 사업은 실현됐다. 도심 속 수상체험 공간을 목표로 만든 수상레저시설이 지난 10월 시범운영을 거쳤다. 금호강 하천정비 사업은 2027년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대구시가 추진하는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 중 동촌유원지 대상 사업. <대구시 제공>
대구 동구청이 추진 중인 동촌유원지 공공디자인 개선사업 조감도. <동구청 제공>
동구청도 동촌유원지 활성화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동촌유원지 공공디자인 개선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상징적인 공공시설물이 설치될 전망이다.
특히, 트리워크(114m)와 전망대(높이 9·12m) 1차 조성 사업(사업비 19억7천만원)이 올해 마무리된다. 트리워크를 총 173m로 연장하고, 산책로 조성 및 조경, 경관조명을 설치하는 2차 조성 사업(사업비 10억원)도 지난달 시작했다. 내년 5월 준공이 목표다. 장기간 방치된 건축물로 시민 불편을 야기하던 인근 망우당공원은 지난달 재정비를 마쳤다. 동촌유원지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보행자우선도로 조성 사업은 이달 중 착공할 예정이다. 내년 6월이면 완료된다.
최시웅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