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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박사 문제일의 뇌 이야기] 체중계는 치매 예측기

202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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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IST 뇌과학과 교수

새해를 맞아 세우는 목표 중 단연 1위는 살을 빼는 일일 것입니다. 실제 비만이 만병의 근원으로 알려진 터라 살을 빼는 일은 건강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키가 큰 사람도 있고 키가 작은 사람도 있으니 단순히 체중 자체를 목표로 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겠죠? 그래서 의료계에서는 체중을 키와 연관시킨 체질량지수(BMI·body mass index)를 사람의 비만도 측정에 활용합니다. BMI는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대한비만학회는 이 값이 23을 넘으면 과체중, 35를 넘으면 고도 비만으로 규정합니다.

그럼 무조건 낮은 BMI를 유지하는 것은 건강에 좋을까요?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적어도 치매 위험 측면에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2022년 미국 보스톤대 의과대학 Rhoda Au 교수 연구진은 'Alzheimer's & Dementia(알츠하이머와 치매)' 잡지에 체중 변화를 꾸준히 관찰하면 나중에 발병할 치매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30세에서 50세 사이 245명의 프레이밍엄 오프스프링스(Framingham Offspring)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약 40년간의 추적 관찰 연구를 수행하여 한 사람 인생 동안의 BMI 변화 관찰로 그 사람의 치매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다고 보고합니다. 그간 연구들은 치매 위험을 단순히 특정 시점의 BMI와의 연관성에 주목한 반면 이번 연구는 치매 위험을 40년 인생 동안의 BMI 변화 추이와 연관 지었다는 데 큰 의의가 있습니다.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현장 사진에만 의존한 것이 아니라 앞뒤 정황을 밝혀줄 현장 동영상파일로 접근한 것이죠.

그리고 이런 접근은 아주 중요한 사실을 알려줍니다. '중년에는 뚱뚱하다 말년에 살이 빠진 사람'이 '중년부터 꾸준히 살이 빠진 사람'이나 '적당히 체중을 유지하다 말년에 살이 빠진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한다는 것이죠. 즉 노후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는 일생 어느 때보다 바로 중년기의 체중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중년기에 폭식 야식 등으로 체중이 마구 증가하는 생활을 하다가 나이 들어 갑자기 체중을 줄이면 도리어 노후에 치매 위험이 더 높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중년기에 체중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노후에 나타날 치매로부터 우리 뇌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올해 중년기에 접어든 분들은 체중계를 적극 활용하여 체중을 관리해 보세요. 그렇다고 아침마다 체중계에 오르면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기 바랍니다. 스트레스 역시 치매 발병에 아주 치명적인 요인이니까요. "맛있으면 0 칼로리"란 말은 배부를 때까지 먹지 말고, 딱 맛있을 때까지만 먹자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과식하지 않고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천천히 즐기는 식사의 결과물은 몸으로 가서 지방으로 쌓이는 것이 아니라 뇌로 가서 행복으로 쌓이지 않을까요. 

〈DGIST 뇌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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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일 DGIST 뇌과학과 교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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