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30108010000945

영남일보TV

[아침을 열며] 반도체 세계대전은 국운이 걸린 문제

2023-01-09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

첨단제조업 근간인 반도체

선진 각국 파격적 정부 지원

여야 정치권 인식·대응 우려

우리 기업 최대한 지원해야

[아침을 열며] 반도체 세계대전은 국운이 걸린 문제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

반도체 세계대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반도체는 제4차 산업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모든 범용기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이다.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드론, 로봇, 스마트폰, 모든 전자제품과 첨단무기의 핵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반도체는 이처럼 첨단 제조업의 근간이고, 경제 및 안보의 핵심요소이다.

반도체 산업에서 첨단 설계기술은 미국과 유럽이, 제조기술은 한국과 대만, 패키징은 중국이 담당하는 글로벌 분업체계가 형성되어 있었다. 그런데 최근 중국이 반도체 산업의 첨단 기술력 확보를 위해 M&A, 세계수준 인재 확보, 연구개발에 천문학적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이에 미국이 경제 및 안보에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껴 반도체 공급망 재구축에 나서면서 미·중 패권전쟁이 시작되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미·중 패권전쟁의 중심에 서 있다. 2021년 우리나라 반도체 관련 품목의 중국 수출 비중은 시스템 반도체 32.5%, 메모리반도체 43.6%, 반도체 장비 54.6%, 반도체 소재 44.7% 등으로 매우 높다. 미국 반도체 공급망 재구축과 중국 반도체 굴기 속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이 얼마나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는지 알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1위인 메모리 반도체 기술에서 초격차를 유지해야 하고, 파운드리에서 대만의 TSMC를 넘어서야 한다.

일본, EU도 반도체 전쟁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본 반도체 산업은 1980년대 후반 세계시장을 석권했으나, 현재 세계시장 점유율은 10% 미만이다. 일본은 2021년 6월 반도체를 '안보에 직결된 사활적 전략기술'로 규정하고, 반도체 부활에 나섰다. TSMC나 마이크론 등 외국기업과 합작한 반도체 공장 건설에 정부가 건설비의 상당 부분을 지원하고, 도요타 등 일본 대기업 8곳이 공동 출자하여 '라피더스'라는 차세대 반도체 기업을 설립했다. EU도 세계 반도체 시장점유율을 현재 9%에서 2030년까지 20%로 확대할 수 있도록 공공 민간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처럼 선진 각국은 반도체 전쟁에서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파격적 지원에 나서고 있는데, 한국 정치권의 대응 자세를 보면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반도체특별법인 'K-칩스법'에서 반도체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6%에서 8%로 늘리는 데 그쳤다. 미국 25%, 대만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다행히 윤석열 대통령의 강력한 지시로 기획재정부는 이 법 통과 11일 만인 지난 3일 반도체 대기업투자세액공제율을 최대 25%까지 상향하는 개정안을 마련, 2월 임시국회에 상정키로 했다. 여기에 최근 보험업법 개정안, 일명 '삼성생명법' 또는 '삼성해체법'을 둘러싼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만약 이 법이 통과되면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배구조가 불안정해질 위험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한국 반도체의 핵심이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이 분야는 높은 불확실성 속에서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하므로 책임경영을 할 수 있는 지배구조의 안정과 수십조 원의 자금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국 경제가 선진경제 반열에 오르는 데 삼성전자는 큰 역할을 하였고, 삼성전자가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이건희 회장의 미래지향적 리더십, 초일류 경영 전략, 반도체산업 육성에 힘입은 바 크다. 현재 세계는 경제전쟁 상황이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전쟁의 일선에서 전투 중이고, 그들의 승패는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여야를 막론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한다면 우리 기업들이 반도체 대전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효수 <전 영남대 총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