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출마 결심 굳힌 듯…16일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 찾아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은 16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 위치한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았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 SNS)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를 고심해온 나경원 전 의원이 출마를 암시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16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의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그는 "앞으로도 보수의 가치를 지키고, 자랑스러운 보수를 만들기 위한 저의 길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나 의원의 발언을 두고 사실상 출마를 선언한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왔다.

나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은 이승만 전 대통령님과 박정희 전 대통령님, 김영삼 전 대통령님의 묘역을 차례로 찾아뵀다"며 "좌파가 가장 집요하게 공격하고 물어뜯는 정치인이 바로 나다. 오히려 제게는 영광스러운 상처"라고 했다. 또 그는 자신을 한 번도 당을 떠난 적 없는 '정통 보수'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나 전 의원은 사실상 출마 선언이라고 해석될 수 있는 메시지도 남겼다. 나 전 의원은 "앞으로도 보수의 가치를 지키고, 자랑스러운 보수를 만들기 위한 저의 길은 계속될 것이다. 오늘 세 분의 전직 대통령님 앞에서 그 약속을 말씀드렸다"며 출마를 시사했다. 이어 "우리는 오늘만 살 수도 없고 내일만 기다릴 수도 없다. 영원히 사는 그런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에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무원스님께서는 '무소의 뿔처럼'을 말씀하신다. 지난 금요일부터 생각해보고 또 생각해 본다"고 밝혔고 이에 다양한 해석이 뒤따랐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나 전 의원도 이제 물러설 곳이 많지 않다. 아마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다만 그는 나 의원의 행보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현재 상황은 나 전 의원이 출마를 해선 안되는 상황이지만 행보는 출마를 향하고 있다"며 "지금 출마 선언을 해도 이상하지 않지만, 계속 시간을 끄는 이유가 분명 있다. 대통령과의 조율 등 아직 결정할 수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준비를 돕고 있는 박종희 전 의원은 16일 CBS라디오에서 "요 며칠 사이 행보, 페이스북 글을 보면 출마 의지가 명확해 보인다"며 "다만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서 외국에 나가 계시고 하니까 그 기간에 어떤 의사를 밝히는 것은 좀 예의가 아니기에 귀국 후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사실상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

이에 발맞춰 나 전 의원의 행보 역시 과감해지고 있다. 최근 그는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징직을 수락한 이유 등을 자세하게 설명하며 친윤계를 겨냥하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의 강해진 메시지는 친윤계의 비판에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나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출마 선언 임박에 대해 "출마 선언설(20일)은 낭설"이라며 "국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통령이 귀국하면 그때 가서 고려해 볼 것이라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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