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끌어안는 이재명 대표…당 재정비 후 본격 투쟁 나설 듯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1차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참석 의원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원욱·김종민 의원 등 비명계가 주축이 된 연구모임 '민주당의 길' 이 첫 토론회를 열고 본격 활동에 나서자 정치권에선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현실화와 맞물려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논란을 잠재우려는 듯 이날 직접 축사에 나서며 당내 통합에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31일 이 대표는 비명계가 주축인 공부 모임 '민주당의 길' 주최 첫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했다. 이 대표는 축사에서 "다양한 목소리와 의견, 취향들이 모인 곳이 정당"이라며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것이 제 역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후 토론회는 비공개로 진행됐고 이날 모임에서는 이 대표를 겨냥한 쓴소리도 적지 않게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총력전에 나서는 이 대표와 지도부를 향한 비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규탄대회와 관련해 "민주당이 장외에서 (집회를) 하는 것을 두고 당 전체가 나서 (이 대표의) 방탄, 보호막이 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올 것"이라며 "총선을 염두에 둔다면 우리 지지층이 아닌 중도층이 어떻게 생각할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 만큼 이날 모임에서 규탄대회를 두고 다양한 비판이 쏟아졌을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의 토론회 참석을 두고 '비명계 끌어안기'를 통해 당내 결집 움직임에 나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비명계의 모임이 활성화하고 비명계 의원들이 꾸준하게 비판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 지속하자 이 대표가 직접 비명계 인사들의 모임에 나가 당을 단일대오로 재정비하려는 전략이라는 것.

이 대표는 당을 재정비 후 검찰과 정부를 향한 장외전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법리스크 장기화로 인한 당 내외부 논란을 줄이고 이를 바탕으로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다.

실제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의 공포정치를 막아내고 국민의 삶을 지켜내겠다. 민주주의 파란 물결에 동참해주십시오"라며 국민보고대회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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