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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태기자 (정경부) |
산업담당 출입기자를 맡은 지 만 1년이 됐다. 코로나 엔데믹의 희망보다 먼저 찾아온 경기침체 기조에 기업 체감 경기는 여전히 한겨울에 가깝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일할 사람이 없다'는 푸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대구의 인력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대구지역 산업기술인력 부족률은 전국에서 둘째로 높다. 잦은 이직이나 퇴사는 일상화된 지 오래다. 직무수행에 필요한 자질·근로조건에 맞는 인력을 찾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기업들이 태반이다.
특히 제조업은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생산 현장 업무를 대체하던 외국인 노동자도 이젠 귀하신(?) 몸이 됐다. 더 편하고 급여를 더 주는 곳으로 이직하고 싶은 마음에는 국적이 따로 없다. 외국인 노동자의 평균 근속 연수는 짧아졌고 최근엔 수도권 쏠림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섬유 업계는 더 심각하다. '대가 끊길 위기'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이미 근로자 평균 연령이 높아진 데다 젊은 층의 근무 기피 현상으로 충원이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 힘들게 물량을 수주해도 공장을 가동할 인력이 없어 납기를 맞추지 못하는 웃지 못할 상황에 자주 맞닥뜨린다.
대구시가 큰 공을 들이는 5대 미래 신산업 육성 역시 인재가 없다면 불가능한 과제다. 우수 인재 확보가 곧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인재영입 경쟁은 갈수록 더 치열해지고 있다. IT 기업의 경우 대구에 정착할 개발자를 구하지 못해 판교에 지사를 내는 사례도 적지 않다. 사업 확장을 위해 서울로 이전을 고민하는 CEO도 여럿 접했다. 대구의 미래가 될 기업의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적극적 대처가 필요하다.
원인을 파악하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객관적으로 보려는 노력이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설정하는 것처럼 구직자가 원하는 근무 환경이 무엇인지 의견을 수렴하고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
물론 규모는 작지만 전문성이 있는 인재를 기반으로 내실을 다진 기업도 있다. 대기업 수준의 두둑한 연봉이나 남들의 부러움을 사는 거창한 복지가 전부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직원과 소통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향으로 기업을 이끌어가는 기업문화가 돋보였다. 특정인의 소유가 아닌 공동의 자산으로서 기업을 지키겠다는 가치관을 공유하는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한 건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점이다. 사람은 기업의 가장 큰 자산이다. 그 가치를 존중할 때 기업 발전도 꾀할 수 있다.
정우태기자〈정경부〉

정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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