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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더 글로리 현실판' 정순신 낙마로 새삼 주목 받는 대통령 인사

2023-02-26 16:55

임명 강행땐 제2의 조국 사태 재연꼴

검찰출신 편중 탓

인재풀 좁다는 비판

인사가 만사, 넓은 시야 필요

[뉴스분석] 더 글로리 현실판 정순신 낙마로 새삼 주목 받는 대통령 인사
정순신 변호사. 연합뉴스

지난 주말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검찰 출신인 정순신 변호사의 국가수사본부장 임명과 사의 표명, 임명 취소가 급박하게 흘러갔다. 


정 변호사는 '아들의 학교 폭력' 논란으로 낙마했다. 민심의 '역린'을 건드린 꼴이다. 뜨거운 관심을 모은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까지 소환되면서 정 변호사 본인이나 대통령실이 더는 버티기 어려웠을 것이다. 

 

'더 글로리'는 고교 시절 끔찍한 괴롭힘에 시달렸던 주인공이 가해자들을 응징하기 위해 치밀하게 복수하는 내용이다. 곧 시즌 2가 방영된다.


정 변호사는 '아빠 찬스' 논란에도 자유롭지 않다. 검사 시절 학교 폭력으로 아들이 전학 처분을 받자, 지나치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대통령실이 임명을 강행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 '조국 사태 시즌2'가 됐을 것이다. 자녀의 입시 비리 문제로 촉발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비교되며, '내로남불' 문제가 정치권을 달궜을 가능성이 높다. 조 전 장관처럼 '멸문지화'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내년 총선에서 여권의 큰 악재로도 작용할 것이다. 대통령실의 임명 철회에 대해 "그나마 다행"이라는 소리가 여권에서 나오는 배경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지역, 성별에 얽매이기보다 능력과 전문성 위주의 인선을 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국민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서오남'(서울 출신, 50대, 남자)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어 냈다. 취임 초반 국정 지지도가 확 떨어진 것도 인사 실패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무엇보다 검찰 편중 인사가 문제다. '검찰 공화국'이라는 비판을 자초한 셈이다. 역대 어느 정부보다 주요 포스트에 검사 출신이 전진 배치됐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조상준 국정원 기조실장,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등이 포진하고 있다. 대통령실에도 검사 출신이 수두룩하다.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주진우 법률비서관, 복두규 인사기획관, 이원모 인사비서관 등이 대통령실에 발탁됐다.


검사 엘리트주의가 윤석열 정부의 인사 키워드라고 봐도 무방하다. 인연을 중시하면서 윤 대통령의 인재 풀이 너무 좁은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낙마한 정 변호사도 윤 대통령과의 인연이 있다. 윤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이던 2011년 정 변호사는 대검 부대변인을 맡았다. 또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인 2018년 인권감독관을 지냈다.


윤 대통령이 인사 스타일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국정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한계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에 국한하지 않고 시야를 넓혀 전문성은 물론, 도덕성을 갖춘 인재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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