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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원끼리 점심 식사, 이젠 NO'…공직사회 달라지는 점심 문화

2023-03-20

한국행정연구원 '공직사회 세대 가치관 변화와 조직혁신' 연구
MZ·기성세대 모두 '함께 먹는 점심'에 부정적
부서 회식으론 저녁 술자리보다 점심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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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행정기관 공무원을 상대로 직장동료와의 관계인식을 비교한 결과. <한국행정연구원 제공>
"점심 식사 시간만이라도 업무를 내려놓고 온전한 휴식을 취하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습니다."

대구에서 한 공기업에 다니고 있는 정모(33)씨는 최근 부서 내 점심시간 분위기가 개인 휴식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부쩍 달라지고 있다고 했다. 정씨는 "구내식당을 이용할 경우 세대를 불문하고 식사 후에 잠깐 눈을 붙이거나 개인적인 활동으로 힐링하는 등 각자 휴식을 취해 오후 업무 효율을 높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부서장이 외부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권유해도 눈치 볼 것 없이 찬반 의견을 낼 수 있고, 참석에 대한 부담을 예전보다 덜 느낀다"고 했다.

공직사회 점심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부서원들끼리 함께 먹는 천편일률적인 점심 식사는 이제 옛 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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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DB
19일 한국행정연구원의 '공직사회 세대 가치관 변화와 조직혁신'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5∼6월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1천21명을 연령대별로 나눠 조사한 결과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점심은 부서원과 같이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문항에 MZ세대(1982년 이후 출생)와 기성세대(1981년 이전 출생) 모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5점 척도 기준에서 기성세대는 2.70점, MZ세대는 2.23점을 기록했다. MZ세대에서도 M세대(1982~1994년생·2.30점)에 비해 연령대가 낮은 Z세대(1995~2004년생·1.95점)가 부서 단위 점심 식사에 더 부정적이었다.

보고서는 "모든 세대에서 일상적으로 부서원과 같이 점심을 먹어야 한다는 것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면접 조사 결과 기성세대의 경우 부서원이 부담스러워한다는 점을 배려하는 차원으로 의식을 바꾸어가고 있는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일상적인 식사가 아닌 부서 회식으로는 저녁 술자리보다 점심을 모두 지지했다. '저녁 술자리가 아닌 점심 식사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문항에 MZ세대는 4.17점, 기성세대는 3.80점을 줬다. 양 세대간 격차를 보이긴 했지만 모두 저녁 술자리보다는 점심 식사를 이용한 회식에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업무 태도와 관련해서는 기성세대가 조직 및 업무를 우선시 하는 경향이 높았다. '나에게 손해일지라도 팀이나 조직이 이득을 본다면 만족한다'는 문항에 기성세대는 3.33점을 줘 MZ세대(2.94점)보다 0.39점 더 높았다. '공식업무 시간이 아니면 업무 연락을 하거나 받지 않는다' 문항에는 MZ세대는 2.77점으로 기성세대(2.51점)보다 0.26점 높게 나타났다.

기회가 된다면 이직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 '매우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은 MZ세대가 21.0%로 기성세대(10.5%)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이직 고려 이유로는 '낮은 보수' '승진적체' '경직적 조직문화' 등을 꼽은 비율이 전 연령대에서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공직사회에서 MZ세대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조직보다 개인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며 "MZ세대의 개인적 시간 활용에 대한 가치를 존중하면서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정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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