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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타임] 우리는 왜 그렇게 여유로울까

2023-03-27
정재훈 서울본부기자

한 국회 보좌진과의 점심 자리였다. 주제는 최근 국회 입법·예산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우리 지역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특정 지역의 활동에 대한 칭찬이 주요 대화 주제였지만 이와 비교한 지역의 대응은 굉장히 아프게 다가왔다. 요약하자면 경북과 '자매결연'을 맺은 호남 지방의 한 지역에서는 예산 작업을 위해 매일같이 경북의 의원실을 찾으며 노력했고 관련 문서도 빈틈없이 잘 작성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와 달리 경북의 한 자치단체는 비슷한 상황에서 메일로 자료만 한 번 보낸 뒤 무대응이었다고 했다. 마치 예산을 맡겨놓은 듯했다는 것과 이런 세태가 20년째 달라진 게 없다는 그의 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또한 대구경북신공항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대구경북은 (국회에서) 주력하는 게 공항 말고 없어?'라는 말에 솔직히 할 말이 없어졌다. 우리가 공항 외에 미래를 준비하는 작업이 무엇이 있는지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UAM, ABB 산업 등이 있지만 지역만의 차별화된 아이템이라고는 할 수 없다. 물론 로봇, 물산업, 미래차 등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긴 했다. 하지만 소위 '앵커기업'이 이끄는 주력 산업은 대구경북에선 수십 년째 큰 변화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자체에서 입법을 통한 발전 노력이 없다는 것도 아쉽다. 경북도에서 산업 인력 및 지역 소멸 극복을 위해 지방이 발급하는 '광역 비자'를 내세우며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 정도가 있기는 하지만 과거 행정통합과 같은 큰 변화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것이다. 반면 전북과 강원도가 '특별자치도'로 지역 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맞았고 수도권에서 경기도가 분도를 추진하는 등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지역 발전을 위한 국회 차원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대구경북은 자체적으로 준비했던 행정통합이 무산된 이후 별다른 혁신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정부 계획에 따라 대구경북은 메가시티로 광역 생활권을 구축하기로 했으나, 오히려 최근에는 대구와 경북이 서로 분리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모든 부분에서 우리는 너무 여유롭다는 생각이다. 공항특별법도 제정되면 이후에 지역 발전을 위해 간절하게 지자체와 언론이 합심해 만들어 낼 '아이템'은 무엇이 될까? 무엇이 될진 모르겠지만 여유를 부리기보단 빨리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 같다.
정재훈 서울본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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